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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COC 플레이로그

COC/[안톤베르_호경] 도화영홍











호신경수(原안톤베르)

플레이타임: 약 19시간


KPC. 안호신

PC. 배경수

















이하 도화영홍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나는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몇 번이고 다시 이 모든 일들을 반복할 거예요.


【 도화영홍 桃花英紅】

도화영홍

KPC. 안호신(原 안톤 셀레스)

PC. 배경수(原 베르너 L. 퍼디난드)

...

나라가 저주받았으니,

복사꽃이 피어나는 때

기어이 붉도록 멸망하리라.


도화국 185년 八월 十七일.

오늘도 도성 안 저잣거리에서는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요란합니다.

나라가 저주받았으니, 복사꽃이 피어나는 때 기어이 붉도록 멸망하리라.

언제부터 시작된 소문일까요.

며칠 사이 온 도성에 짜하게 돈 이 소문은

아무리 이 나라 가장 높은 곳에 앉은 당신이라 하여도...

무시할 수 없는 종류의 것입니다.

진정으로 이 나라가 멸망하려는 것일까요?

하지만 그렇기엔 이 나라는 여태껏 평화로웠습니다.

당신께서 다스리고 난 뒤로는 더욱이 그러하였죠.

당장 풍년이 들고 겨울 걱정이 없다며

감사의 제를 하늘에 올린 것이 몇 달 전이었는걸요.

게다가 사흘 후면 복사꽃이 만발하는 이 계절을 축하하기 위한 축제,

도화제(導華祭) 역시도 열릴 예정입니다.

이런 시기에 멸망이라니요,

그런 불길한 단어가 어울릴 리 없는 곳입니다.

보세요,

오늘도 하늘이 저리 청명하고 아름답지 않던가요.

...

…그렇다 하더라도 불안감만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은 궁궐 바깥으로 몰래 시찰이라도 나서볼까봐요.

평화로워야 마땅한 도성 안을 당신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이 기이한 감각이 조금이나마 가실지 모릅니다.

한참을 고민하다,

당신 곁에 시립하고 선 안호신과 문득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 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묘하게 안심이 되는 것도 같아요.

벌써 십여년째,

당신의 곁을 올곧게 지키고 있는 자인지라 그럴까요.

안 호신:(당신과 눈이 마주하자 살짝 웃어보인다.)

배 경수:(그 미소에 답하듯 따라서 마주 웃어 보였을까. 온화한 표정이다.)


:- 인물정보가 제공됩니다.


충신(忠臣) 안호신

안호신

안호신은 십여년 전부터 당신을 보좌해온, 당신께서 직접 당신의 곁에 들인 명실상부 충신입니다. 그의 뛰어난 무예와 충정은, 그 어느 무관이 따라올 자가 없었다죠.

그는 본래 당신의 곁에 있던 자가 아니었습니다.

무관중에서도 제일 아랫 관직을 가지고 있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인정되지 않아 늘 구닥다리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대대로 내려온 유명 무관가문의 서자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늘 그의 뒤에 붙어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는지 모릅니다. 말단중에서도 말단. 그러니 가장 위에 있을 당신과는 더욱 접점이 없을 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도화 174년,

그의 부친과 그 가문이 미쳐, 어린 나이에 왕좌에 오를 당신을 받들지 못하고 검을 내지른 사건에서 책사 안이타가 사(死)하고,

안호신은 당신을 지키고자 곧장 막아섰다가, 그 가문의 적장자에게 오른편 눈을 베여 잃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큰 활약을 통해 당시에 반기를 들은 가문은 적출당해 모조리 그 자리에서 처형되었죠.

모든 일이 끝나고,

안호신 역시도 피 묻은 검을 놓으며, 본인의 처형을 바랐습니다만....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당신은 그를 처형하지 않았습니다.

검날에 베여 핏물이 뚝뚝 오른 눈에도 꿈쩍않고 당신을 지키며 검을 휘두르고, 모든 일이 끝난 뒤 당신의 앞에 부복하며 고개를 숙였던 그의 모습이 선합니다.

이를 '부리미하(腐吏靡下)의 난(亂)' 이라고 부릅니다.

'썩은 관리들이 아래로 쓰러진다.'는 의미죠.

물론 궐내에서만 일어난 일이고, 이것이 세간에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왕의 즉위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런 변고가 알려지면 곤란하잖아요.

...

그로부터 십여년, 도화 185년이 되기까지.

이 도화국은 무탈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로웠습니다.

당신은 여태까지의 군주중 가장 훌륭한 성군으로 도성과, 세간에 이름을 알리고 있고 말입니다.

지금 향간에 퍼지는 소문이 조금 걱정스럽긴 합니다만...,

설마 별 일이라도 있을까요.

비록 오늘도 복사꽃은 피어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핸드아웃에 안호신의 인물정보가 추가되었습니다.
자유행동 가능

배 경수:(짧은 한숨을 한 번 내쉰다. 하늘이 청명하다. 산들바람에 붉은 천이 펄럭이고, 공기는 맑고 깨끗하기만 하다. 궐내에 맴도는 은은한 풀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이렇게 평화로운 계절, 아무 걱정 없는 내 나라에... 흉흉한 헛소문까지 돌아다닐 필요는 없을 터인데. 그저 우스갯소리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온전히 평안타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눈을 느지막히 내리감으면 닫힌 눈꺼풀 바깥으로도 따스한 태양빛이 느껴진다. 그대로 미간을 한 번 주물렀다. 눈부시게 맑은 날이다.)

안 호신:(한숨 소리에 가만 당신을 응시하다가 이어 시선을 맞춘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당신 귓전에 울렸겠지. 눈초리는 꽤나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전하, 근심이 깊으십니다.

배 경수:(들려 오는 목소리에 다시 눈을 떴을 때 시선에 바로 담긴 것은 눈꺼풀이 닫히기 전 보았던 푸른 하늘이었다. 고개를 살짝 돌려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근심이라... 겨우 작은 헛소문으로 근심까지 갖겠습니까. 그저 조금... 신경쓰일 뿐이죠. 이렇게 평화로운 나라에서, 정말 아무런 걱정 없이 마음놓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안 호신:(얕은 숨을 내뱉고, 고갤 살짝 끄덕였다. 제 주군께서 얕은 근심이라도 갖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니라. 자세를 바로하며 얕은 웃음을 짓고) 그래도 주군께서 군자의 덕을 실현하고 계시지 않으십니까. 이리 성군같으신 분이기에 나라가 이토록 평화로울 수 있는거겠죠. (잠깐 생각하는 듯 하다가) 긴히 신경쓰이신다면, 제가 나가 확인하고 올까요. 아니면... 함께 살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문이 퍼진지는 며칠 되지 않았건만, 꽤나 빠르게 퍼지고 있어 이대로 두면 전하의 명성에 금이갈지 모르니까요.

배 경수:(이상한 위화감이다. 분명 평소 같았다면 그저 근거 없는 헛소문일 뿐이라며 귓등으로 흘려 들었을 터인데, 이렇게까지 묘하게 내 신경을 긁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소문을 신경쓰지 않을지 몰라도, 당신의 말대로 내 백성들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해도 철썩같이 믿고 내게 반감을 품을 수도 있기 때문인 것일까. 이유가 어찌되었든 알아내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알아내야지.) 제 눈과 귀로도 직접 확인해보고 싶군요. 당신의 말대로... 알아봐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함께 가죠.

안 호신:(당신의 대답에 끄덕이고) 알겠습니다. 허면 시찰 준비를 해두겠습니다.우선은 환복하시지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호신은 당신에게 살짝 몸을 숙이고는

곧이어 짧막하게 "이쪽으로 오시죠." 하며 손을 내밀어 살풋 웃습니다.

기분 좋은 봄바람에 머리칼이 살랑입니다.

환복을 하러 갈까요?

배 경수:(당신이 내민 손을 조심스레 잡고는 미소짓는다. 당신의 안내를 따라 환복을 하러 간다.)

손을 맞잡습니다.

익숙하게 거칠은 감촉이 당신의 손을 타고 옵니다.

자연히 걸음을 옮겨 시찰을 하기위한 준비를 하러 갑니다.

...

하늘이 청명하네요.

부디 아무 일 아니길.


도화국, 도성.

따사로운 봄의 햇볕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한낮의 시간,

환복을 마친 뒤 시찰을 위해,

궁궐의 옆문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오면

두 사람이 지나가기 적당한 넓이의 돌담길이 이어집니다.

그 사이를 걸어 얼마즈음 지났을까요,

그래요.

눈 앞으로 펼쳐지는 것은

당신께서 사랑해 마지않는 이 나라의 눈부신 일상입니다.

도성


:맵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동 가능 지역은
반촌 | 학관 | 저잣거리·장터 | 기루 | 주막 | 빈민가
강가 | 민가 | 빨래터 | 논밭
입니다.

펜님 (GM):물론.... .... 허탕구역도 있으니까 화이팅!

배 경수:(주변을 한 번 쭉 둘러보았다. 햇빛을 받아 빛나는 기와 지붕들에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그래, 궁궐 바깥에는 내 눈에도 한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땅과 많은 백성들이 있었지. 늘 새삼스러운 광경이다.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잠깐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향해 보기로 한다.) 먼저 반촌부터 가 볼까요.

안 호신:(곁을 지키며 서있다가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고) 반촌이라... ... 알겠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꽤나 한산할겁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부분 관아에서 일을 보고 있을테니까요. (가시지요, 하며 걸음을 떼 당신을 안내한다.)

반촌으로 갑니다!

반촌은 나라의 녹을 먹는 이들이 자리잡고 있는 구역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반듯하게 세워진 기와집에서부터 고래등같은 기와집까지 그 크기와 모양은 가지각색입니다.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렇네요.

호신의 말대로 지금은 한량들을 제외한다면 ....

다들 관청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이죠.

이렇게 한적한 분위기가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거예요.

안 호신:(대충 분위기를 한차례 읽더니) 아무래도..., 꽤 한산하네요. (어찌하실겁니까? 하는 얼굴로 당신을 봐)

배 경수:(다시금 주변을 한 번 쭉 둘러보더니) 근거가 있는 소문이었다면 제 귀에도 들어왔을 거고, 그게 아니라 정말 허울뿐인 헛소문이라면 한량들의 입에서나 오르내리지 않았겠습니까. (근처에... 한가해 보이는 사람 한둘쯤은 있지 않은가?)

안 호신:(곰... ...) 물론 그렇습니다만, 그럼... ... 지금 소문을 파악하고자 직접 나오셨으니 그럼... ... .... ... 근거있는... 헛소문이 되는겁니까...? (약간 얼떨떨한 얼굴로 보며...)

음..................

다들.................. 집에서 글공부를 열심히 하나봅니다.

어째 영.................................

평화롭구 허탕인 기분이....

배 경수:(...............) 그게 아니라... 근거가 있는 소문이었다면... 그 근거까지 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근거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찾아와본 것인데... (한숨...) 여긴... 한적하다 못해 고요할 지경이군요. 할 일 없이 떠도는 사람이라면 다른 곳에도 있겠죠. 반대로 머리 좀 쓰는 사람을 찾아가볼 수도 있고. 학관이라도 가 볼까요.

안 호신:아. (멋쩍은 눈치로 뒷목을 살짝 매만지고) 죄송합니다. 역시 전ㅎ...(자연히 말하다가 퍼뜩, 주변을 살짝 살피곤) ... 아니, 주군의 성심을 파악하기에는 저는 아직 한참 모자른가봅니다. (빙그레 웃고) 학관이라... .. 정말입니까? 음... ... 지금 가시면 알아볼 자가 꽤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음... 소문은 보통 저잣거리와 같이 사람들이 많은 중심지에서부터 쉽게 퍼져나가니까요. 물론, 주군께서 하신 선택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식은땀;)

배 경수:(들려오는 말에 두 눈을 한 번 깜빡이고는 잠깐 이마를 짚었다. 그래, 눈에 띄면 곤란했었지...) 모자라다니요. 방금도 잘못 한 선택을 바로잡아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확실히 지금 학관으로 가면... 조금 곤란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 말대로 저잣거리로 가보는 것이 좋겠군요. (그리 말하고는 살풋 웃어보였다.)

안 호신:(살풋 웃는 당신을 보다가 따라 눈웃음짓고는) 좋은 선택이십니다. 학관은 말씀드린듯, 수학중인 이들이 꽤나 많을테니까요. 저잣거리 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여기서 머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리 말하며 손을 내민다.)

배 경수:(당신이 내민 손을 잡는다.) 시찰을 하러 나온 것이지만... 내 나라의 사람들이니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하지만... (손의 주인을 바라보고는 다시금 눈매를 휘어접었을까.) 그 사이에서 저를 이리 바로잡아 주실 분이 곁에 계시니 별 걱정은 없군요. 네. 저잣거리로 갑시다.

호신은 당신의 말에 작게 웃음짓습니다. 그러실 법합니다. 하면서요.

곧 맞잡은 손을 당겨 저잣거리쪽으로 걸음합니다.

저잣거리에 걸음을 들이자마자,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당신 귓가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수많은 이들이 지나치고 모여드는 이 곳은

가히 도성의 중심지라 할 수 있겠지요.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거나 ...

소문을 듣고 싶다면 이 곳만한 곳이 없을 겁니다.


:베르너, 듣기.

배 경수:

기준치:
75/37/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음....
오...
아예..
한번더?

배 경수:

기준치:
75/37/15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침침...)

안 호신:(힐...끔...) 주군...?


:이름을 잘못불러서 그랫는갑다 우리 경수 함해보자

배 경수:(귀가.... 낡았나............?)

기준치:
75/37/15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오...
옥희................ 알앗다 경수야

목소리들이 섞여드는 곳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들려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곧 축제가 열릴텐데, 이리도 사람들이 적어서야 어쩌면 좋담."

"그래도 사람들이 찾아들긴 하더이다, 예년보다야 훨 적은 숫자라고 하지만서도…."

"역시 그 소문 때문이겠지요, 멸망하고야 말 거라는…"

"…거짓말이겠지요?"

"글쎄요, 당장 복사꽃이 피어나지 않는데 그 무엇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축제를 앞두고 불길한 이야기는 그만두자며 자리를 뜹니다.

안 호신:(들리는 말들을 듣고는 당신께로 시선을 흘긋 보낸다. 살짝 조심스런 목소리로) ... ... 축제 날에는 사람이 꽤 많이 몰려들겁니다. 지금은 준비기간이기도 하니까요.

배 경수:(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숫자가 줄어들었는데도 많이 몰려드는 거군요... ... . (저잣거리를 둘러본다.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것뿐인가?)

우선적으로 더 들을만한건 없어보입니다!

안 호신:도화제는 타국에도 유명한 축제이니 말입니다. 지금은 사람이 적지만요. 적어도 지금보다는 사람이 꽤 많이 오겠죠. (끄덕이고) 다음은 어디로 갈까요? 걸음하고 싶으신 곳이 있으십니까?.

배 경수:(잠깐 눈을 감고 곰곰히 고민하더니) 나라에 대한 흉흉한 소문은... 배부르고 여유롭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되지는 않겠죠. 멸망이나 개혁에 관한 이야기는 늘 현실이 바뀌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입에서 처음 시작되는 법이니까요. 빈민가로 가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안 호신:(끄덕이고) 괜찮은 생각 같습니다. 가장 아래에서부터 굽어 살피는 것이 군자의 덕이니, 어쩌면 빈민가나 민가와 같은 곳에서도 여러 말이 나올 법 하겠습니다.

저잣거리를 뒤로하고 빈민가로 걸음을 옮깁니다.

빈민가에 걸음을 딛자....

낮의 빈민가는...

숨소리 하나 없이 고요합니다.

밤이라고 무언가 달라져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선 지금은 돌아볼만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배 경수:(흠..............................)(반촌이랑 다를 게 없군...) 여기서 뭔가 들어볼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군요. 이쪽이 아니라면... 민가로 가 볼까요?

안 호신:아무래도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 듯 싶습니다. 민가로 가시려면... 강가를 건너가야겠군요. (고개를 한차례 주억이고, 걸음을 옮겨 안내한다.)

민가로 향하기 위해서 강가를 건너갑니다.

느리게 강물이 흐르고 있네요...

너머로 보이는 맑은 물 아래에 물고기들이 분주하게 꼬리를 휘저으며 헤엄쳐다닙니다.

소일거리삼아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워 놓은 노인들도 간간히 보이네요.

...

걸음을 부지런히 옮겨 민가에 도착하자,

짚으로 지붕을 얹은 초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노는 소리들이 만연하고,

저 한 곳의 서당에서는 소리높여 글을 읽는 목소리도 한창 들려옵니다.


:경수야 듣기!

배 경수:

기준치:
85/42/17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


:앗...
즈어어언하 아랫것의 소리를 경청하시옵소서.
한번더

배 경수:(..................)

기준치:
85/42/17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케이

아이들이 노는 소리 사이에 무언가 노랫말이 들려옵니다.

복사꽃 송이송이 붉은 어둠 물들어

만발한 이 땅에 별꽃 가득 내렸다네

깊고 어두운 밤 커다랗게 입을 벌려

피어나는 모든 것을 삼키고 말았다네

안 호신:(... ... 노랫말을 듣는 표정이 좋지 않아진다. 당신의 눈치를 살피며) ... 멈추게 할까요?

배 경수:(담담한 표정으로 들려 오는 노랫말들을 듣는다.) 아뇨... 괜찮습니다. 이것도 정보 아닙니까. (잠자코 듣는 것을 계속한다. 더 들을 수 있는 것은 없는가?)

안 호신:하지만... ... (금안에 걱정이 인다.) ... 알겠습니다.

특별히 더 들려오는 것은 없습니다.

노랫말을 계속 반복해서 부르고 있을 뿐이네요.

배 경수:(다시금 짧은 숨을 내뱉었을까. 아까 지나온 강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었겠지?)

낚시하던 노인들만 있었던 것 같네요! 특별한 것은 없어보였습니다.

배 경수:(그렇다면...) 빨래터로 가 볼까요? 아낙네들의 입에서 이런저런 것들이 오르내리곤 하지 않습니까.

안 호신:(당신의 말에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고 당신을 바라본다. 곧이어 얕게 웃고) 좋은 생각이십니다. 빨래터라면... 바로 뒤편에 있을겁니다. 이쪽으로 가시죠.

안호신의 안내를 받아 빨래터로 향합니다.

수양버들이 한가롭게 흔들리는 아래로,

아낙네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넙적하고 판판한 돌 위에 젖은 천이 부딪히는 소리,

이야기하는 소리,

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떠드는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면,

몇 가지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경수 듣기!

배 경수:

기준치:
85/42/17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빨래터 아낙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디서 그런 노래를 배워왔는지 영판 모르겠다니까."

"글쎄, 웬 남자였다고 하던디…."

"남자고 여자고 간에 그런 쓰잘데기없이 불길하기만 한 노래를 가르쳐주는 놈이 있단 말여?"

"가르쳐줘도 안 부르면 될 것인디… 엉덩이를 호되게 때려줘야 그만 부르련지 원…."

"어떻게 생긴 놈이여? 내 만나면 아주 요절을 내버릴 것이여."

"그게…, 어떻게 생겼다더라?"

잠깐 고민하던 아낙이 이어 입을 엽니다.

"희던가, 노랗던가…

아 그래. 꼭 밀색같은 머리칼에, 샛노란 눈이었다던거 같은데…

그런데 한쪽 눈을 시꺼먼 천으로 가린게... 애꾼가 보대?

하튼 영판 거지꼴이라. 얼굴도 어디 거하게 데인 것 같드만."

샛노란 눈에 밀색 머리칼,

듣고 있자면 문득 안호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샛노란 눈에 밀색 머리칼...

닮았네요.

하지만 그가 그럴 리가 없죠.

일단 호신은 거지꼴도 아니고,

한쪽 눈을 가리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눈을 잃은 그에게 ...

타국의 명의를 불러 직접 옥보석같은 의안을 내어주었는걸요.

그런 눈을 가리고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안 호신:... ... 주군? (고개를 한차례 갸웃인다.)

...그저 어딘가 닮은 사람인걸까 싶지만…

어째서일까요. 마음에 영 걸립니다.

배 경수:(아낙네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둥그래진 눈매로 당신을 바라보며 두 눈을 몇 번 꿈뻑이더니 이윽고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온다. 지금으로써는 알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그저 기억해둬야겠다,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다.)

아무튼 누군가가 노래를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는건 분명합니다.

그 노래를 퍼뜨리는 사람을 만나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그렇다면 이유라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안 호신:(당신의 표정에 눈을 한차례 깜박이다가) 이만 다른 곳으로 갈까요?

배 경수:(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죠. 남은 곳은... ... (곰곰...) 논밭? (그 밖에도 몇 군데 더 있긴 한데...)

안 호신:(따라 고갤 끄덕이곤) 좋네요, 여기서 멀지도 않고 말입니다. 발치 조심하시고, 이쪽으로 가시죠.

논밭으로 가기로 합니다!

싹이 난 보리와 농작물들이 그득한 논밭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일하고 있습니다.

새참이라도 먹으려는 참인가봐요

활기와 열기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째 당신의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라의 백성들조차도 이토록 열심이거니와,

하물며 당신은 이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인걸요.


:경수 듣기!

배 경수:

기준치:
85/42/17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농부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웜마, 빠닥빠닥 갈라져부렀구만…. 이래가지고 어디 농사 짓겄어?"

"걱정이여.... 보릿고개는 둘째치고 보리도 못 먹게 생겨부렀으니께..."

"에효... 하늘도 무심하시제, 이러다간 올해 농사는 영판 꽁이겄구만."

"비나 좀 왔으면 좋겄는디..... 어째 이리 시퍼렇게 맑기만 혀...."

음..........

확실히 근 한 달 간 거의 비가 오지 않았지요.

이러다가는 도화제 대신 기우제를 지내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좋았던 듯 했던 기분에 이어 걱정이 들어찹니다.

당신은 이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니까요.

배 경수:(담담했던 표정에 근심이 조금 스며들었을까. 비라... 비는 내리고 싶다 해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가뭄이나 홍수 같은 하늘의 뜻에 달린 것들이 가장 골치 아픈 법이다. 한 달 내내 비가 오지 않았는데, 이대로라면 굶어 죽는 이들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것은 비를 내려주십사, 하고 제를 지내는 것 뿐이라는 사실에 조금 착잡스러운 눈을 했을 것이다.)

안 호신:(요새 비가 안오기는 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새 당신의 얼굴이 그늘져, 근심이 들어찬듯 싶어 그를 걱정스레 바라보다가) 주군, ...괜찮으십니까?

배 경수:(눈을 내리감고 미간을 주물렀다. 깊은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괜찮다 아니다 할 것이 있겠습니까. 가뭄은... 늘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요. 이를 어찌해야 할지...

안 호신:(한숨을 얕게 쉬고는) 근심만 가지고는 무언가 제대로 해내지 못하실겁니다.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하늘의 뜻이 깊기에 그럴 것입니다, 결국 비는 언젠가 내리게 되어있기도 하고요. 굽어살피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그 근심이 깊어지면 좋지 않은 법입니다.(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고는) 어찌... 슬슬 돌아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조금 더 둘러보시겠습니까?

배 경수:하아... ... 그렇겠지요.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더더욱... 근심해 봐야 변하는 것은 없을 테고. (한 손으로는 당신의 손을 마주 잡고, 미간을 주무르던 손은 도로 내려 제 자리에 두었다.) 남은 곳이 두어 군데 정도 더 있긴 한데... 별로 걸음하고 싶지는 않군요. 도움이 된다면야 가 봐야 하겠지만... (기루와 주막... ... 꼭 가야 할까?)

안 호신:(당신의 손을 감싸쥐고 있던 두 손중 한손을 풀어내며 턱을 한차례 매만진다.) 음... 기루와 주막이지요. 기루는 밤이 되어야 불빛이 빛나고 활기차지는 곳이니 지금은 잠기어있을테고, 주막은 꽤 바쁠겁니다. 우선적으로 도성 바깥, 도화국 곳곳에서 온 손님들이 그곳에 다 몰릴테니... 지금 저흴 상대해주지도 못할겁니다. (느릿하게 끄덕였다.)

기루랑 주막... 갈까?

배 경수:(안 가도... 될 것 같은데... .... ....) ... 쓸데 없는 걸음을 할 바에야 궐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군요.

안 호신:(동의하듯 끄덕이고) 네, 그럼 궐로 돌아가시죠. 슬슬 해도 저물어내리는 듯 보이니 말입니다. 너무 오래비우시면 별로 좋지 않기도 하고요.

얼추 도성 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슬슬 돌아가는게 좋을 시간인 듯 합니다.

다시금 돌담길을 걸어 왕궁의 옆문으로 들어섭니다.

노을이 지는 하늘,

호신과 걸어 들어오는 길 위로 ...

오늘의 마지막 햇빛이 비쳐듭니다.

도성 시찰의 마지막 여정은 왕궁 안이 되겠습니다.

관청에서 슬슬 퇴근하는, 혹은 야근에 시달리는 관리들을 돌아보며

걸음을 걷고 있자면 어느새 발걸음 끝에 닿는 곳은 ...

아름답기로 소문난 후원입니다.

도화국이라는 이름답게

곳곳에 이 나라 곳곳에 복숭아 나무들이 가득하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공들여 가꾸어지는 곳을 고르라면 ...

분명 왕궁의 후원 안에 있는 복숭아 언덕일 테지요.

겨울이 지난 덕분에 날이 길어

여즉 햇빛이 완연히 저물지 않았습니다.

잘 가꾸어진 후원 안쪽, 수로가 흐르는 돌담을 지나치면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망울들이 수없이 매달려 있는 복숭아 나무들이 ...

언덕 아래서부터 빼곡히 심어져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것 같은 꽃망울들을 올려다보면,

오늘도 피어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이지, 어떻게 된 일일까요….

생각하던 찰나,

시선의 끝에 문득 거슬리는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배 경수:(거슬리는 것...? 자세히 확인해 볼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거슬리는 것에 시선을 두니... 눈에 드는 것은...

분명 저것은,

누군가의 옷자락입니다만…,

이 곳에 사람이 있을 이유가 있던가요?

그러나 당신께서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

안호신이 앞으로 나섭니다.

입가에 검지 손가락을 하나 대는가 싶더니,

기척을 죽여 옷자락이 흔들렸던 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요.

챙강!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배 경수:... ... !!

어떻게 할까요?

날과 날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배 경수:(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까이 가볼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호신이 향한 쪽으로 서둘러 이동하면...

누군가를 향해 검을 마주 겨누고 있는 그가 보입니다.

안 호신:... ...

어라,

그런데 이상합니다.

안호신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는 것은….

도원호신

검을 쥔 손끝은 한 눈에 보기에도 상처투성이입니다.

입고 있는 옷은 반쯤 헤졌고

얼굴이나 몸 곳곳에 오래된 화상 자욱이 남은 모양이

흡사 거지꼴에 가깝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있는 자세에는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밀색 머리가 늘어져 내리고,

한 쪽만 남은 샛노란 시선은 상대를 곧게 응시합니다.

아,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놀랍도록 이질적이고 당혹스러운 어느 것이 있습니다.

그는 닮았어요, 아니. 꼭 같이 생겼습니다.

당신 앞에 서 있는 안호신과요.

곳곳에 있는 화상 자욱과,

조금 길어진 듯한 머리칼을 제외하자면 ...

쌍둥이라 믿어도 될 정도입니다.

황급히 안호신을 향해 시선을 돌리면,

그 역시도 명확하게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치 체크.

배 경수:

기준치:
40/20/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이성치 1 감소합니다.

안 호신:... .... 누굽니까. 신분을 밝히십시오.

나오는 목소리의 끝에는 약간의 떨림이 묻어 있습니다.

그러나 물음에도 ...

???:... ...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그저 그는 말끄러미 안호신을 응시하는가 싶더니…,

문득 고개를 돌립니다.

이번에 닿아오는 시선의 끝에는 당신께서 있습니다.

그가,

말끄러미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눈 안에서 흔들리는 감각은,

글쎄요.

헤아릴 수조차 없이 무수한 어느…,

...

..

.

얼마즈음 시간이 지났을까요,

그가 훌쩍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벗어납니다.

눈 깜짝할 사이 멀어지는 그는,

안호신이 따라붙을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였습니다.

아연하게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안호신이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려옵니다.

안 호신:... ... 경비를 강화하라 이르겠습니다.

배 경수:.... ... (그저 옅게 떨리는 동공을 담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머릿속으로 곱씹어봅니다.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

.

.


밤의 궁궐, 왕의 침실.

어둠이 찾아들어도 그 기이할 정도의 감각은 사라지지 않아,

애매모호한 기분으로 침전에 들었습니다.

안호신은 당신에게 경비를 강화하겠노라며,

혹여 무슨 일이 생긴다면 ...

안 호신:... ... 침전에서 무슨일이 생기신다면, 당장에 그 종을 울리십시오. 꼭 그러셔야합니다. 당장 들어올테니.

그리 몇번씩 말하고나서야, 문 바깥으로 시립합니다.

... ...

...

그러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새벽입니다.

당신 뒤로 찾아든,

선득한 것을 감각하던 순간.

어찌하겠습니까?

배 경수:(침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종을 울리라 하였다. 곧바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일 가능성도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있어주는 편이 그나마 안정적이겠지. 종을 손에 쥔다. 아직 울리지는 않는다.)

종을 손에 쥐어들었습니다.

숨을 한차례 참았다가, 다시 내뱉고.

등 뒤를 돌아보면 ...

그가 서 있습니다.

???:... ...

당신께서 아는 안호신과 꼭 같은 낯을 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연히 다릅니다.

얼굴 곳곳에 얼룩진 화상 자욱과

안대마냥 새까만 천자락으로 가려진 한 쪽 눈은 ...

그에게 무엇인가 험한 일이 있었다는 것만 짐작하게 합니다.

얼마나 시선을 마주했을까요.

그가 서슴없이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몸을 숙여,

부복합니다.

새어 나오는 낮은 목소리는 ...

어느 슬픔과 그리움에 잔뜩 젖어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 ... 전하..., 이리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감정을 꾹 눌러 참으며 말하는 것이 어조에서 느껴질 정도다.) ... ... 저는... ... 당신께 해를 가하려 온 것이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그리말하며 그대로 입을 꾹 깨물어 닫는다.)

배 경수:... ..... .... (당혹스러운 낯빛으로 제 앞에 부복한 자를 바라본다. 어제 후원에서 보았던 그 자가 아니던가. 이게 대체 무슨...) ... .... 해를 가하려 온 것이 아니라면, 어떤 연유로 찾아오신 겁니까.

???:저는... ... ... (입술을 꾹 깨문다. 고개는 여전히 들지 못한채로) ... 당신을 구하러 온 것입니다, 전하... 나라가 멸하는 것을 막고, 그저 당신의 안위를 구하기 위해... ... (눌러내리는 목소리에는 슬픔이 가득하다.) 이대로만 간다면 도화국은... ... 전하께서는... ... ...아... ... 멸망할겁니다... ... (모아서 주먹쥐는 손이 잘게 떨리는 것이 당신의 눈에 보인다.)

배 경수:(당신의 말을 듣자 새벽 하늘빛을 담은 푸른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고 보면, 어제 빨래터에서 들었던 것이... 밀색 머리칼에 샛노란 눈, 한쪽에 검은 안대를 한 거지꼴의 남자가 그런 흉흉한 노래를 퍼뜨리고 다녔다고 했었지. 누가 봐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아닌가.) ... .... 자세히 이야기하십시오. 언제, 왜, 어떻게 멸망하는지, 그 말의 신빙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그 말이 진짜라면 내가 무엇을 해야 그를 막을 수 있는지, 똑바로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줘야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느리게 고개를 든다. 차마 당신과 시선을 마주하지는 못하고, 그저 그렇게.) ... ... 도성을 다녀보셨다면 아시겠지만..., ... ... 지금 멸망에 대한 노래는... 사실입니다. 제가 만들어 퍼트린 것이니까요. (숨을 한차례 참았다가, 느리게 내쉰다. 어조가 조금, 가라앉으며 잠잠해진 듯 싶었다.) 저는.... 인과성을 거슬러 이곳에 있는, 존재입니다. ... ...나라가 멸하여, 전하께서... ... 주군께서, 주군, 주군께서....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급하게 고갤 수그리며) 아... ... .... .... 죄, 죄송합니다... ... ... 제가 할, 할수있는 것이 이런 것 뿐이었는지라... ... (목소리에 얕은 떨림이 다시 묻어나온다.)
당... ... 당신을 되돌리려고, 살리려고... .... .... 시간을 돌렸습니다... ... ... (절망감이 가득한 목소리다. 제 얼굴을 쥐어잡으며) 신...신이라는 것에게 힘을 빌어서요... (손틈새로 헛웃음이 새나온다. 믿으십니까... ... 하는 물음이 뒤이어 나직하게 들린다.)

배 경수:(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풀어 그 손 그대로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린다.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느새 착잡함이 담긴 눈빛으로 당신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응시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에 관한 이야기가 돌아다니더군요. (이어 오는 말들에는 다시 동공을 키운다. 인과성을 거슬렀다고? 그런 것이 가능한가? 그런 의문을 품을 새도 없이 바로 다음 문장에 무언가 큰 기시감을 느끼자 손끝이 살짝 떨렸다. 주군. 그와 똑같은 얼굴로, 똑같은 목소리로 나를 주군이라고 부르는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이 자는... 대체 누구지?) 나를 살리려고, 시간을 돌렸다... ... (그리 중얼였을 것이다. 곧 이 나라는 멸망하고, 나는 죽음을 맞이한단 소리인가. 믿느냐고, 그건 내 앞에 있는 당신이 누구냐에 따라 다를 것이 아닌가.) ... .... ... 당신, 이름이 무엇입니까.

???:(들려오는 질문에 아무런 말도 못하다가, 그대로 입술을 짓물었을까. 침묵의 끝에 짓눌린 목소리가 입에서 새어나온다.)
호신

배 경수:...... ........ .......... ......... .... ........... (표정이 일그러진다. 곧 다가올 멸망과 나의 죽음, 그리고 인과성을 거슬러 내게 찾아온.... .....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나의 호위무사.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을 나더러 지금... ... 이걸 받아들이란 말인가? ... .... 안호신, 당신의 말을 내가 어떻게 의심할 수 있는가. 내가 어떻게 당신을 믿지 않을 수 있는가. 당신이 말하는 것이 곧 그 자체로 의미이며 근거이고 사실이다. 그래서? 그렇다면? 침착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 사실이다. 다가올 미래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은 것은...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굳건한 마음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당신의 모습이나 다가오는 비극에 절망할 시간 따위는 없다. 그러나, 미래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그것을 막아야 한다. 라는 사실만으로는 아무 방법도 생각해낼 수 없어. 의지할 구석은... 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뿐이 아닌가. 예로부터 줄곧 나는 당신에게 의지해오지 않았나.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 다가올 미래도.) .... ......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 눈앞에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이기에 저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몸을 낮춘다. 당신에게 눈높이를 맞춘다.) 고개를 들어 나를 똑바로 보십시오, 안호신. 내 충직한 호위무사여.

???:저는....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움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드는 표정은 엉망이다. 얼굴 곳곳에 가득한 화상자욱과 흉터, 깨닫는 순간 흠칫인다.) 보... ... 보시기에 흉합니다... (시선을 떨군다. 수번을 반복해온 시간에 있어서도, 늘 당신을 마주하는 것은 이리도 두렵고 떨려서 제정신이 아니게된다.)
... 시간,... 이...흐르는 동안, 저는... ... 많,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매번... .... 매번, 매번.... 매번 실패해왔,습니다만... 이번만, 이번만큼은.... 이번 가능성은.... 이번엔 해내고 싶어서.... ... 믿, 믿기시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다,당신 호위의 이름을 훔쳐 같다고... ... 그렇게 말하지만..., 사흘만... ... 사흘만 믿고... 도와주세요... 당신께..., 당신만큼은, 당신께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몇번이나 절망했던가, 몇번이나 처절했던가, 이젠 그 근원도 제대로 찾지 못한채로 당신께 빈다.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어서,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어서...)
(이름이 불리자 몸을 움츠린다.) ... ...저... 저는...,... .... 전하, 저는... 지금 이, 문밖에 있을 그와 같지만 다릅니다.... ... 당신께 그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저는 아,다,당신을 지... 지켜내지도 못해서.... ... .... ...(처절하도록 조용하게 울음이 차, 떨려오는 목소리가, 어쩌면 흐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 ...

배 경수:(종을 쥐었던 손을 놓는다. 양손으로 당신의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쥔다. 그리고 그대로 살짝 들어 저와 시선을 마주하게 한다. 눈을 느리게 감았다가 다시 뜨고, 나지막히 목소리를 낸다. 옅은 미소를 지은 채.) 괜찮습니다. 외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 아시잖습니까. 피를 흠뻑 뒤집어쓴 당신을 몇 번을 봐왔는데요. (떨리는 목소리, 절망으로 가득찬 눈빛. 그를 똑바로 마주하기에는 자신도 벅찼을 것이다. 입가에 씁쓸함이 감돈다. 매번, 이번만큼은, 당신만큼은. 그 말들을 내뱉는 당신이 얼마나 수없는 좌절과 끔찍한 상실을 겪어 왔을지 나는 가히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날숨을 쉬었고, 몸을 숙인 그대로 당신을 끌어안았다.) 안호신. 당신은 누가 뭐라 하여도 그가 아닙니까. 그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없다면 내가 주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몇 번의 시도 속에서 당신은 몇 번이나 필사적이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꼴이 되어서까지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찾아왔습니까. 그 의지야말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까닭이요, 당신이 그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 까닭입니다. (울음기에 젖어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 오자 끌어안은 손으로 당신의 등을 토닥였을 것이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해내기 위해 내가 언제나, 몇 번을 시도하든 곁에 있을 것입니다. 나 또한 필사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당신 앞에 내가 있습니다.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믿겠습니다. 돕겠습니다. 그러니, 무너지지 마십시오.

... ....:아... ... ... (고개든 얼굴이 이윽고 엉망으로 일그러진다. 그 안에 담긴 것은 슬픔이요, 비탄이요, 애환이요.... 온갖 절망이 그자리에 있어서...) 저는... .... ... (끌어안아오는 품이 느껴짐에따라 이윽고 처절히 당신을 붙잡고 울음이 가득 찬 흐느낌을 숨죽여 뱉는다. 저가 듣지 못하도록. 참고, 다시... 다시 참아내리던 것이 당신 품에서 무너진다.)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하... ...저는... ... (결국 숨끝에 당신 어깨에 얼굴을 묻고, 당신 옷자락을 틀어쥔다. 제발요, 나는 여기서 당신에게 이렇게 안겨있을 자격도 무엇도 하나 남지 않았는데... 매번 끝에 무참히 당신을 잃을 수 밖에 없었는데 내게 무슨 자격이 있다는 겁니까. 차마 입밖으로 뱉지 못하고 삼킨다. 오랜만에 마주한 주군의 품은 너무도 따스해서... ... ... 눈 앞이 아득해지려는 것을 입술을 꽉 짓물어 삼킨다. 이래서 당신 앞에 직접 드러내지 않으려 했는데. 당신 앞에선 자꾸... ...)

...안 호신:(손을 놓는다. 품에서 벗어나 물러선다. 시선을 피하며 가까스로..., 다시 입을 연다.) ... ...감...사합니다... ... ... 여즉 그랬듯이 상냥하십니다..., 당신께서는요.... (처연한 웃음이 입가를 스쳤다. 눈을 한차례 내리감는다. 잠시간 침묵하다가, 입을 가까스로 뗀다. 역할에 충실하자, 하며...) ... ... ... ...오늘..., 동행해주셨으면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배 경수:-(제 품에 기대 흐느끼는 당신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며 쓰담아 내린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제 목숨을 잃는 것보다 나를 잃는 것에 끔찍하게 절망했을 당신의 심장에 얼마나 많은 흉터가 남았을까. 그 모습을 그대로 마주하고 있는 나 또한 괴롭지 않다면 거짓이겠다. 눈을 질끈 감고 이를 꽉 악물었다. 욱씬거리는 흉통을 꾹 눌러참는다. 지금 아파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니까.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 알 것도 같다. 자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결과만 생각하지 마세요. (답지 않은 한 마디였다. 살면서 들어 오고, 해 왔던 말들과는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하지만, ... ... 온전한 진심만을 담은 말이었다. 당신이 당신에게 이 말을 해줄 수 없으니, 나라도 해줘야만 했다. 과거의 내가 그랬듯이. 끝없는 노력과 시도가 기어코 모두 실패로 이어졌다고 이전의 필사적이었던 시도들마저 모두 없던 일이 되는 기분은 뼈저리게 느껴 봤기에, 그 참혹함을 알기에 비로소 이렇게 말해 주어야만 했다.) ... ...내 어찌 상냥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인데요. (당신과 몸이 떨어졌고, 당신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들었다.) 동행해줬으면 하는 곳이라, 그렇습니까. 어디든 가죠.

...안 호신:(결과만 생각하지 말아라... ...) ... 답지 않은 말씀을 해주십니다... (시선을 내리깔고 씁쓸히 웃었다. 당신께서 이리 말해주는 것이 이토록 안심이 되는 까닭은, 내가 아직 당신을 바라고 있어서... ... 눈을 질끈 감고, 손으로 눈가를 쓸어내렸다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다 살짝 웃는다.) ... ... 환복 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 여기 계시면 금방 준비해오죠. ...오래걸리지 않을겁니다.

배 경수:(당신의 미소에 마주 웃어 주며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 어떤 역경이 찾아와도 견뎌낼 수 있다. 당신만 있다면. 이미 한 번 이겨내보지 않았는가. 두 번이라고 못 할 것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손을 뒤로 해 뒷짐을 졌다.) 네, 알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당신의 대답을 들은 그는, 한차례 끄덕이더니

순식간에 훌쩍 창을 넘어 사라집니다.

환복 준비를 하러 가는 모양이죠.

창안으로 들어오는 빛무리가 어둠을 밝히는 것이 눈에 듭니다.

짧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도 정말... 안호신이긴 했나봅니다,

익숙하게 환복할 차림을 챙겨 돌아오는 것은

여태 당신을 보좌하던 안호신과 같았으니까요.

문이 아니라 창으로 오가는 것이 조금 흠이라면 흠이겠지만요.

익숙하게 환복을 마치자, 호신은 얕게 웃어보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전하..."

애달픔이 채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그는 당신을 어딘가로 안내합니다.

당신의 침전 한 구석에 있는 화병을 자연스럽게 옮겨두고

몇 번인가 벽을 두드리면…,

...

스르륵,

소리도 없이 벽의 한 구석이 문처럼 미끄러져 열립니다.

배 경수:... ...! (이런 게 언제부터...)

당신조차 모르던 통로가 존재했다는 사실에 놀라

눈을 커다랗게 뜨면 그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안호신:... ...비상시를 대비해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것이, 평화가 지속되어 잊혀졌을 뿐입니다. (나직한 목소리로 답한다.)

통로의 안쪽에서는 오래된 먼지와 습기의 냄새가 났습니다.

안호신:... 가실까요, ... ... (손을 한차례 죔죔... 얕게 주먹쥐었다가, 살짝 폈다가, 결국 손을 내린다.)

배 경수:(눈을 둥글게 뜬 채 그런 당신을 잠자코 바라보더니 살풋 웃는다. 이윽고 손을 내밀더니 당신이 내려 버린 그 거친 손을 이번에는 제가 먼저 잡았을까.) 네, 가죠.

안호신:(당신이 손을 잡자 한쪽만 남은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손을 내려봤다가 당신을 봤다가 곧 작게 웃는 얼굴엔 작은 기쁨이 묻어났던가.) ... 네, 이쪽으로. (이어 손을 당겨, 익숙하게 당신을 이끈다.)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 통로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

통로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요,

굽이굽이 갈라지는 몇 갈래의 길에서

그는 주저없이 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가 하는 안내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이내 막다른 길이 나타납니다.

안호신:... ... 잠시만 기다려 보시겠습니까. (영 아쉬운 눈치였던지, 손을 한번 꼭 잡았다가 놓는다.)

배 경수:(아쉬워 보이는 당신을 보며 꽤 귀엽다고 생각했을까,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 채 놓아진 손에 남은 온기를 느낀다.) 네.

손을 놓은 그가 익숙하게 천장으로 손을 뻗습니다.

천장 쪽에 있는 뚜껑을 밀어내는 듯 하더니,

그 사이로는 별이 총총 빛나는 밤하늘이 드러납니다.
여긴 어디인가 생각하고 있노라면 ...

안호신이, 훌쩍 뛰어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빛을 등지고 다시금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안호신:이리로 오시지요, 주군.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걸린다.)

배 경수:(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당신이 내민 손을 꼭 잡는다.)

그 거세고 단단한 손을 맞잡자,

당신의 몸이 그대로 위로 끌어올려져

그의 품에 가벼이 안겨집니다.

눈이 마주치자 깜짝놀라 얼른 놓는 모습입니다.

안호신:... ... ... 죄송합니다........ (얼굴쓸어내림)

배 경수:(고개를 기울이더니 다시금 미소지으며 지금보다는 조금 더 길어진 당신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새삼스럽게.

안호신:(끙.... ... 제 미간을 눌렀다가) 지저분해지십니다... ... ...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의 등 뒤로 익숙한 나무들이 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긴…,

복숭아 나무 숲이었네요.

도성 곳곳에 있는 복숭아나무 숲이...

이런 용도를 겸하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나왔던 출구를 안호신이 수습하는 사이 좌우를 돌아보면

오른쪽으로 불이 환하게 밝혀진 기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수습을 마친 듯, 그가 자연스럽게 당신을 기루 쪽으로 인도합니다.

안호신:조금... ... 꺼리시는 장소인 것은 압니다만..., 죄송합니다.

배 경수:아뇨... 괜찮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기루의 앞,

험상궂게 생긴 경비가 기루의 출입을 막아서려 들면...

안호신은 자연스럽게 안에서 명패 하나를 꺼내어 보입니다.

명패를 보자마자 얌전해진 경비를 지난 이후로,

호신은 꼭 자기 집마냥,

기루를 성큼성큼 지나 안쪽으로 이동합니다.

복도를 거침없이 걸으며 몇 개인가의 방을 지나치더니,

이내 가장 안 쪽의 방 하나로 들어섭니다.

그리고는 여즉 비어 있는 방 안,

병풍의 뒤로 당신을 숨깁니다.

안호신:... ... 여기서 아무 소리도 내지 마시옵고, 그저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당신께 직접 들려드리고자 뫼신 것이니...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을까요,

그는 곧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술상을 주문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시간이 지나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몇 명인가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듯 발소리가 다소 많습니다.

하나, 둘, 셋… 몇 명이나 되는 걸까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입니다.

어수선한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

사람들이 소리를 죽여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바싹 주의 깊게 들어보자면…,


:배 경수, 듣기 롤.

배 경수:

기준치:
85/42/17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호신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몇 개인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안호신:... 분명 축제의 시작까지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할 것입니다.

"호오, 확실한가. 자네의 예언은 언제나 잘 맞아 떨어졌지만… 그것이 날씨마저도 예언할 수 있는 지는 몰랐군."

안호신:... .... 그저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말야, 자네의 덕분에 계획이 더할나위없이 순항하고 있다네."

"이대로만 간다면 자네도 분명 본국에서 커다란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야."

안호신:... 상이라 하시는 것은… ...,

"원하는 것은 전부 다 가질 수 있겠지."

"아, 그래. 이 도화국을 다스리게 해달라 청하여도 기꺼이 폐하께서는 들어주실 것이네."

안호신:......... .........그,거 참,.... .... …… 분수에 벅찬 청이로군요...
...저는 그저 평안히 먹고 살 정도로면 만족합니다.

"하하…, 하긴, 몽땅 불타 없어지고 나면 다스릴 것도 없겠지."

... ...

화제가 조금 바뀌는 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말인데, 잘 숨겨 두었나?"

"아아, 물론이지. 빈민굴에 아주 꼭꼭 숨겨 두었다고."

"반드시 축제의 시작까지는 누구에게도 밝혀져서는 안되네, 명심하도록. 십일년전 그 난 처럼 망치게 둘 순 없어...”

“이번에야말로 폐하를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괴상한 노래가 돌기 시작해서 아주 신경쓰인다고."

"그래봤자 허수아비 군주인데 알아채기나 하겠나? 우리에게는 예언자가 있으니, 반드시 성공할 걸세."

....

배 경수, 지능 판정.

배 경수:

기준치:
80/40/16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분명 회의를 하다 들었던 것 같은데…,

잠깐만요.

그렇다면 이 말도 안되는 계획에...

도화국의 관리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말인가요?

...

이후로도 몇 번씩이나 서로의 입단속을 다짐하던 그들 모두가 이 방을 뜨고 나면,

그제서야 안호신이 당신을 병풍 뒤에서 나오게끔 합니다.

그 얼굴은 침중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섣부르게 무언가를 물어보기조차 어려울 만큼요.

안호신:(시선을 아래로 떨궈내린다. 주먹 쥔 손에는 핏대가 올라올정도로 힘주어져있어 덜덜 떨린다.) ... ... ... 죄송합니다.

배 경수:(병풍 바깥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표정은 차게 식어 있었다. 동공이나 목소리의 떨림은 없었다. 오로지... ...) ... 허, 이게 대체 무슨.... .....

안호신:... ... ... (당신의 표정을 바라보다 눈을 지긋이 내리감는다. 고개를 숙인다. 입을 달싹이다가) ... .... 면목 없습니다... ...

배 경수:.... ..... 아니오, 당신은 이들의 계획을 막기 위해 나를 이곳에 숨긴 것이 아닙니까. (나직한 목소리였다. 혼란은 커녕 오히려 담담하기까지 하였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믿고 있는 것은 당신뿐이었으니까.)

안호신:... .... 말로 전하는데에는... ...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때에 일이 닥쳐오는 것 보다, ... 아는 만큼... ... ....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씁쓸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 동이 트기전에 침전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가시지요.

배 경수:네, 아는 만큼 보이죠. 아는 것이 많아야 볼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많아지기 마련이니... (그러니 끝없이 의심하고, 수학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선왕, 그러니까... 제 아비가 했던 말을 작게 중얼였다. 이윽고 들려 오는 말에는 그저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 ... 예.

침전으로 돌아갑니다.

...

당신께서 다시금 왕궁의 침전으로 돌아올 때 즈음에는

이미 날이 슬슬 밝아올 즈음입니다.

침전에 도착하자, 안호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입을 엽니다.

안호신:... ... 오늘 밤, 같은 시각에 찾아오겠습니다.
... 이번 밤에는 빈민굴로 함께 가시지요. ... 이후 뵙겠습니다.

하며 이야기하고는,

훌쩍 창을 넘어 사라집니다.

그가 사라진 자리를 보고 있노라면...,

등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안호신의 목소리입니다.

안 호신:기침하셨습니까, 전하.

직전까지 들었던 목소리와 다를 바가 전혀 없는.

...

날은 어느새 환하게 밝았습니다.

밤동안 제대로 자지 못해서일까요, 피곤한 감이 느껴집니다.


:배경수, 정신력 or 건강판정

우연: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배 경수: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성공.

조금 피곤하기야 하지만 어떻게든 눈을 부릅뜹니다.

그야 당신은 한 나라의 군주인걸요,

고작 하룻밤 샜다고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그 쓴 맛에 달나라에 갔던 정신마저 번쩍 든다는 차를

물처럼 들이키고나서

회의에 들었습니다.

회의에서는 오늘도 도화제에 대한 여러 토의가 한창입니다.

축제에 관한 세부 사항은 ...

관련 세부 기관에서 결정하면 될 일이라지만….

...

그러던 와중에 귓가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습니다.

축제의 첫날 밤에 이루어질 불꽃놀이에 관련한 내용이네요.

이 불꽃놀이는 매년 열리는 도화제의 명물이기도 해서,

타국에서도 보러 오는 이들이 아주 많은 편이랍니다.

불꽃놀이 이전에 당신께서 연설을 하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어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불꽃놀이에 대해서 재고해 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최근 가뭄이라고 할 정도로 비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자칫 잔불이 커다란 화재로 번질 위험도 있으니…"

"그렇다고 한들 지금껏 그런 사고가 난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만에 하나 그런 사고가 난다면."

"어허! 괜한 소리 하지 말고 당신로 진행하도록 합시다."

……

문득 어젯밤 들었던 목소리와 겹쳐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드는 생각에 아래를 내려다보면

불꽃놀이를 강행하자고 열변을 토하는 관리가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저 사람은…

그렇네요,

이번 도화제를 주관하기 위해

특별히 설립된 부처의 장입니다.

이름이… 뭐였더라,

아, 그래요.

이 재하였지요.


:NPC 정보를 출력합니다.
NPC 이 재하
근력 50 건강 40 외모 60 민첩 70 정신력 50 크기 50 지능 80 HP 9
<회피> 40 , <근접전; 도검> 50 ; <설득> 70 ; <심리학> 60
저널창에도 추가되어있습니다.

도화제의 전반적인 진행과 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특별설립부처의 장을 맡고 있는 이입니다.

원래의 관직은 예부상서로,

의례적 절차를 담당하는 예부에서 ...

도화제의 전반적인 준비를 담당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흠........

어젯 밤에도 저자의 목소리와 비슷한 목소리가 들렸었죠.

어제의 대화와 더불어

반드시 불꽃놀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태도를 합쳐보면…

그렇네요.

어쩐지 그의 태도가 참 껄끄럽고 마음에 걸리지만,

그렇다고 목소리 하나만으로

한 부의 상서씩이나 되는 사람을 내치기에는 ...

마땅한 물증이 없습니다.

심증만으로는 아무것도 행동할 수 없습니다.

생각에 잠겨 말끄러미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어느 새 회의가 끝나고 관리들이 빠른 속도로 물러갑니다.

당신의 곁에 안호신이 시립해 있습니다.

흠...

뭔가 생각이 드는게있나요?

배 경수:(솔직히............................ 물증을 만들어서 치라면 못 할 것도 없기야 한데..................................)
(한 나라의 왕인데 무슨 조작을 못 할까.... 그렇지만........ 너무 섣부른 판단인 것 같다.)

흠.......................................................

단서라도 찾아볼까요?

배 경수:(단서를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그렇죠, 역시...

아무래도 단서를 찾는 것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이는 사정을 설명한 후 안호신에게 부탁할 수도 있고,

함께 움직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당신께서 철인이 아닌 이상 쉬어야 한다는 것은 마땅하고요...

또다른 안호신이 찾아올 밤을 헛되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면요.

배 경수:(단서를 찾아 함께 움직인다면... 역시 쉬는 것보다야 체력이 많이 떨어지겠지?)

밤에 꽤 지쳐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우리 전하...

건강을 함 체크해보고 가볼까요?

배 경수:(끄덕...)


:건강롤!

배 경수:

기준치:
65/32/13
굴림:
88558
+2:
극단적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 .)
잠.......
덜깻죠(소근

배 경수:(눈피함....................)

안 호신:(전하... . .. . .)

몸은 꽤 피곤한 것 같습니다...

성 밖에 나가더라도 한두군데정도만 둘러볼 수 있겠어요.

옆에있는 안호신이 걱정스런 얼굴로 봅니다.

안 호신:간밤에 잘 못주무셨습니까? 용안이 피곤해보이십니다만...

배 경수:(이마짚...)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안 호신:아까도 꽤 생각이 깊으신 것 같아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만, 혹 뭔가 생각하신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배 경수:(애매하게 한두 군데만 둘러보고 돌아올 거라면... 차라리 체력을 아끼고 그에게 부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으음... 네. 있기야 합니다만...

판단은 자유롭게 하도록 하자!

호신은 잠자코 당신의 말을 기다리고 있네요.

배 경수:(이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저 자가 역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다? 무슨 근거로? 사실 그냥 수상하니까 좀 알아봐 달라고 이야기해도 그라면 알아서 잘 해줄 것 같긴 한데...)

안 호신:(멀거니 바라보다가) 말씀해보시지요, 저는 당신의 수발이지 않습니까. 그리 함구하고 계시면 오히려 걱정스럽습니다... (눈썹이 살짝 처진다.)

배 경수:(눈썹 살짝 처진 안호신 본다... 그래... 알아서 해주겠지...) 하아... 실은 조금... 언행이 영 찜찜한 사람이 하나 있어서요. 아까 불꽃놀이를 강행해야만 한다며 온 억지라도 다 쓸 기세던 자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안 호신:찜찜... ...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 네. 예부상서 이재하 말씀하시는 겁니까?

배 경수:(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네. 언제부터 그렇게까지 불꽃놀이에 필사적이었나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면에서 묘하게 신경쓰이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의 행적을 좀 알아봐주실 수 있을까 해서 말입니다. (뭐라도 얻어걸리면 일단 눈앞에서 좀 치우고 싶기도 하고...)

안 호신:(당신의 말에 한차례 고개를 주억이고) 네,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자라면... 조사해두는 편이 좋겠죠. 제가 움직이겠습니다. 전하께선 어제 도성을 꽤 돌아다니시기도 하신 탓에, 피로해보이시기도 하고요.

배 경수:(한숨 한 번 내쉬고...) 마음 같아서는 함께 나가고 싶지만... 말씀하신 대로 몸이 평소같지 않아서요. 아무쪼록 부탁드립니다.

안 호신:(눈매가 둥글어진다.) 이정도는 혼자서도 괜찮습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당신의 명이신데다가... ... 당신의 안목은 틀리지 않으니 수상쩍다면 분명 무언가 있기야 할테고 말입니다.
침전으로 모셔다드릴까요?

배 경수:(끄덕...) 네, 저는 조금... 쉬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호신이 고갤 한차례 끄덕이고, 당신을 조심스레 침전으로 데려갑니다.

안 호신: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몸을 한차례 숙였다.)

몸을 일으킨 호신이 곧 물러갑니다.

자 그럼.... 따스한 볕이 드는 침상에 앉은 당신,

이제 뭘할까요?

배 경수:(뭘............. 할 수 있지?)

음......... 잔다.........?

일단 피곤한걸요, 밤손님도 있고...

뜬눈으로 기다렸다간... .... ...

푹 자버릴지 중간에 깰지는 글쎄요? ㅎㅎ)

배 경수:(확실히.... 잠을 설쳐서 체력이 떨어진 것이니 잠을 좀 자두는 것이 좋겠지............ 일단은 좀 자 보기로 한다....)

침상에 눕자 눌려있던 졸음이 쏟아집니다.

잠깐만... 자고 일어나서... 호신의 보고를 받고... ...

그러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절로 스르르 눈이 감깁니다.

...

..

.

얼마나 잠들었을까요?

눈을 뜨면 어둠뿐인 방 안.

돌아보니 샛노란 시선 하나가 빛나고 있습니다.

이런, 너무 오래 자버린 모양입니다.

배 경수:(진짜 현타온 표정으로 몸을 일으킨다......................................................)

안호신:일어나셨습니까, 전하. (살짝 웃었다.)

당신께서 일어나기까지 내도록 기다린 것일까요.

앉아있는 자세에는 흔들림조차 없고,

묻는 목소리 역시 여상하고 다정스러울 뿐입니다.

배 경수:(한숨...........) 너무 오래 잤군요. 그렇게 피곤했던가... (고개를 돌려 당신 쪽을 보고는)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안호신:(당신의 시선이 닿자 몸을 일으킨다.) 그리 오래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꽤 피곤하셨던 모양이지요.

배 경수:여러모로.... 몸도 정신도 피곤할 일들 투성이였으니까요. (작게 하품을 하고는) 갈 곳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환복하고 당신을 따라가면 되겠죠.

안호신:(살짝 눈썹이 쳐졌을까, 곧 느리게 끄덕이며)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얕은 웃음이 번진다.) 복장은 미리 준비해왔습니다.

호신은 그리 말하며 당신의 환복을 돕습니다.

몇번째 환복인지... 이렇게 자주 환복한 적은 처음이네요.

환복을 마치자, 오늘도 그는 자연히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을 부드럽게 이끌어 침전의 비밀통로로 향합니다.

안호신:오늘 가시게 될 곳은 말씀드린대로 빈민가입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긴다.)

배 경수:(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당신의 손을 꼭 쥔 채 당신이 이끄는 대로 걸음할 뿐이었다.)

먼지와 습기가 찬 통로를 쭉 지나,

뚜껑을 밀어 열고 위로 오르면

또다른 복숭아나무 숲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의 손을 잡고, 따라 걷다보면...

어느 새 어둑하고 음침한 뒷골목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뒷골목의 곳곳에는 빈 집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숨겨놓기에는 아주 제격인 곳으로 보이네요.

그렇지만 이 많은 집 가운데 ...

어디에 무엇이 있는 줄 단박 알기란 영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째... 하나하나 직접 뒤져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겠네요.

빈민가


:빈민가 탐색 룰을 공지합니다.
[빈민가 탐색]
1. 길이 이어져 있는 위, 아래, 왼쪽, 오른쪽으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길이 이어져 있지 않은 이동, 예를 들어 P.2(집2) 에서 P.6(집6)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 이동방향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입니다. 가령 P.1에서 P.2로 향했다면 P.5로 향하는 것이 오른쪽이 되지만, P.3에서 P.2로 향했다면 P.5로 향하는 것이 왼쪽이 됩니다.
3. 각 포인트에는 빈 집이 존재하며, 그 안에는 상응하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맵 저널이 추가되었습니다.

안호신이 어색한 얼굴로 살짝 웃습니다.

안호신:힘내서 다니실까요, 주군.

배 경수:(좀 착잡하지만... 힘내 보기로 한다!) ... 네.

좋아~ 전하 화이팅 ^^)9

안호신:(끄덕) 다니기 꽤 번거로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너무 걱정은 마시지요. 잘 하실겁니다.

배 경수:(따라서 끄덕....) 뭐... 번거로워도 별 수 있겠습니까. (주변을 한 번 둘러보더니) 1번 집부터 가봐야겠죠.

바로 앞 집입니다!

문을 열까요?

배 경수:(문을 연다.)

문을 열어젖히면 전반적으로 먼지뿐인 빈 공간입니다.

어딜 봐도 잔뜩 낡은 구석구석에는 콤콤한 곰팡이 냄새가 나고

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처럼 금이 가 있습니다.

누군가 이 곳에 드나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네요.

안호신:(힐끔...)

배 경수:빈집이네요. (곰곰) 뭔가 있는지 찾아봐야겠죠?

안호신:음... ... ... (주변을 한차례 돌아보더니) 누군가 드나든 듯한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빈집같아보입니다만... (뒷말은....... 하지않았다...)

배 경수:(이제야 깨달은 눈 해본다........... 뇌가 낡았나......................)
(드나든 흔적이 전혀 없다면 뭔가를 숨겨 놨을 리도 없겠지 당연히.........) 다른 집으로 가보죠...
(쫌... 이마짚음.....)

안호신:(잠... 이 덜깨셨나...) 다니시기 힘드시면... ... 안고 다닐까요? (살짝 농조)

배 경수:(그런 거일 수도 있고..............) 그렇게까지 약골은 아닙니다.... ....... (허탈히 웃으며 마찬가지로 말을 가볍게 던졌다.)
집2로 가보죠.

안호신:(따라 가벼이 웃으며) 알겠습니다. 왼쪽으로 가시죠.

왼쪽으로 틀어 두번째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역시나 겉으로는 허름해보이는 집입니다.

문을 열어야 내부를 볼 수 있겠네요.

배 경수:(조심스레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어 본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집 안에 수많은 통이 가득 차 있습니다.

배 경수:(이걸... 다 뒤져봐야 하나.......)

안호신:흠... ... (안으로 들어서 통하나를 손 끝으로 만져본다. 미끌한 액체가 묻어나온다.)
기름이군요.

배 경수:기름이라... ...

수많은 기름통들이 아주 꽉꽉 들어차있습니다.

기름을 잔뜩 머금은 통이 미끈거리네요.

둘러보다보니...

통이 옮겨진 것인지 사이사이 비어있는 자리가 눈에 띕니다.

음....

어디로 옮겨진 것일까요?

배 경수:(곰곰......)
(다른 집으로 옮겼다거나........)

안호신:(기름통 앞에 쭈그려 앉아 만지작 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이만한 기름이면... 불이 붙는건 쉬울겁니다. 번지는 것도 빠르겠군요.

배 경수:.... ...... .... .... (......) 네... 그렇군요.... (서있음...)

안호신:(빤.... 보다가) 주군, 저를 보시지요.

배 경수:(호신 봄... 얼굴에 있는 화상자국이 눈에 들어온다....) .... .... 불이라도 낼 작정인 걸까요.

안호신:(화상자욱이 든 얼굴로 쓰게 웃는다.) 불을 번지게 할 기름을 이렇게나 모아뒀다면, 아무래도... 어딘가에서 조달해온 걸겁니다.
다른 곳도 마저 돌아보는게 좋겠군요.

마저 이동할까요?

배 경수:(이곳에는... 더 찾아볼 만한 것은 없겠지?)

우선적으론 그렇습니다!

배 경수:(한숨 쉬고...) 집 3으로 갑시다.

세번째 집으로 향합니다.

호신이 앞장서서 문을 열어봅니다만...

안호신:이쪽도 빈집입니다. 첫번째 집처럼요.

배 경수:(집 안쪽을 둘러 본다. 누군가가 들어왔다가 나갔거나... 찾아볼 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가?)

안호신:(끄...덕...) 남아있는게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호신이 비킨 것에 안쪽을 들여다보자,

먼지뿐인 빈공간이군요.

누군가 드나든 흔적도 없습니다.

이동할까요?

배 경수:(한숨....) 오른쪽으로 돌아 집 6으로 갑시다.

안호신:(느리게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여섯번째 집으로 향했습니다.

문을 열자, 이번에도 두번째 집에서 봤던 통들이 한가득입니다.

안호신:같은 기름통입니다. 공간이 부족했는지 나눠둔 모양이군요.

역시나 사이사이 빈공간이 있습니다.

배 경수:(사이사이 빈공간 좀 본다... 왜지? 왤까.... ....)

그러게요... ... 어디로 옮겨진걸까요?

배 경수:(이렇게 빈 공간이 남을 정도로 기름통을 옮겨둔 거라면... 어딘가 불을 지르기로 결정되어 있는 장소에 옮겨져 있지는 않을까?)
(예를 들면.... 궁궐이라던가........)

오~ 꽤 괜찮은 추리같습니다.

확실히 기름통들을 모아둔 자들이 역모를 꾸민다면...

기름통을 쓸 곳은 당신과 연관된 곳이겠죠.

배 경수:(끄덕...) 여기엔... 마찬가지로 기름통 뿐이겠죠. 다른 곳으로 가 봐도 되겠죠?

안호신:네, 같은 것들 뿐이니까요. 그게 좋겠습니다.
어느 쪽으로 가시겠습니까?

배 경수:(왼쪽 오른쪽 번갈아 봤다가...) 집 5 쪽으로 가보죠.

안호신:(끄덕이고) 벌써 거의 반절은 돌아보고 계십니다.

성큼성큼,

그렇게 말하며 문을 벌컥 열어보입니다.

이번에도 꽝인가봐요...

역시나 빈 공간뿐입니다.

문을 열었던 호신이 고개를 젓습니다. 없다는 의미같네요.

배 경수:(한숨...) 빠르게 다른 쪽으로 가보죠. 집 4로 가봅시다.

안호신:알겠습니다. (손을 툭툭 털었다.)

걸음을 옮겨 네번째 집에 섰습니다.

역시나 문은 닫혀있네요.

배 경수:(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어 본다.)

문을 열자, 문틈사이로 이번에는...

확연히 다른 냄새가 납니다.

묘하게 비릿하고 어딘가 서늘한…

오랜기간 평화를 유지해온 도화국이라지만,

이곳에서 이렇게 이질적인 냄새라니요.

꼭 11년 전이 생각납니다.

문을 더 활짝 열자

눈 앞에는 수많은 병장기들이 놓여있습니다.

날이 잘 갈린 단도, 장검, 창, 철퇴…

쇠의 냄새에 머리가 흐려질 지경입니다.

이만큼이나 많은 무기들이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던가요. .

관아도 아닌 이런 빈민가에 말이에요.

배 경수:(지끈...) 역모를... 아주 제대로 꾸미고 있었군.

안호신:... ... ...


:배경수, 관찰 롤.

배 경수:

기준치:
75/37/15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별달리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어지러워요.

빨리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배 경수:(이마를 짚고 주춤 뒷걸음질한다.) ... 다른 곳으로 가보죠.

안호신:... ... (한숨 쉬고 당신을 잡는다.) 괜찮으십니까?

배 경수:네, 괜찮습니다. 쇠 냄새 때문에 잠시 어지러웠을 뿐입니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천천히 뜬다.) 집 7로 가보죠.

안호신:알겠습니다. (당신을 데리고 밖으로 나서다가 뒤를 한번 돌아본다.)


:안호신 관찰 롤 굴립니다!

안호신:

기준치:
70/35/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흘끔 확인하더니) 나중에 다시 와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동할까요?

배 경수:...? (일단 끄덕...) 다른 곳을 둘러보고 나서 다시 한 번 와보죠.
(집 7으로 이동한다.)

그대로 아랫집으로 내려갑니다.

역시나... 문이 닫혀있군요.

배 경수:(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연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어 젖혔습니다!

만 빈집이군요!

ㅠㅠ)

배 경수:(정말... 빈집이겠지?)

왜... 못믿는거야...

배 경수:(의심병이라서....)

문을 열어젖히면 전반적으로 먼지뿐인 빈 공간입니다.

어딜 봐도 잔뜩 낡은 구석구석에는 콤콤한 곰팡이 냄새가 나고 ...

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처럼 금이 가 있습니다.

누군가 이 곳에 드나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네요.

안호신:(뒤에서 보더니) 음... ... 비었군요.

배 경수:(한숨....)
바로 오른쪽으로 가죠. (집 8으로 향한다.)

안호신:(끄덕이고 따라 걸음을 옮긴다.)

이동합니다.

여덟번째 집입니다.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배 경수:(이번에도... 문을 망설임없이 열어제낀다.)

문을 열어젖히면 들리는 것은 날갯짓 소리입니다.

코끝으로 새의 배설물 냄새가 언뜻 지나간 것도 같네요.

곳곳에 새장이 걸려 있고, 안에는 각각 새들이 앉아 있습니다.

안호신:새... ...
이렇게 많이 들여두었군요. (안으로 들어선다.)

배 경수:그러게 말입니다. 이건... 어디에 쓰는 거지? (두리번...)

안호신:흠... (새장을 가만 들여다보다가) 전하, 이쪽으로 와보시지요.

배 경수:...?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호신이 새장 안을 가리킵니다.

정확히는 새의 발치를요.

작은 대나무 통이 매달려있습니다.

안호신:전서구인것 같습니다.

배 경수:흐음... 전서구라....

그제야 새장 곳곳에 있는 모든 새들에게

작은 대나무 통이 매달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전부 하나같이 잘 훈련된 전서구들입니다.

이만큼 한번에 많은 양은 아마 당신도 처음 보았을 거예요.

그야 도화국은 오래도록 평화로웠는걸요.

전서구를 쓸 일도 없습니다.


:배경수, 지능 or 교육판정

배 경수:

기준치:
80/40/16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자리하고 있는 전서구들은

비둘기 같은 작은 새들이 아닌,

매와 독수리 같은 크고 머리도 좋은 녀석들입니다.

큰 만큼 의심을 사기도 쉽지만 ...

동시에 멀리 보낼 수도 있는 종류들이지요.

문득 기루에서 들었던 말이 머리를 스칩니다.

어쩌면 이 전서구들이 보내지는 곳은….

배 경수:(보내지는 곳은...?)

곳은...?

어딜까요?


:지문은 다 나갔습니다 ㅎㅎ)

배 경수:(타국으로 나가는 건가?)

안호신:(침묵하며 새장 안을 바라보다 얕게 한숨 쉬고 몸을 일으킨다.)

배 경수:이 나라 바깥까지도 훌쩍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의 새들이군요.

안호신:그렇습니다. (말수가 잠깐 줄었다가) ... ....제국과 통하는 새겠지요.

배 경수:(곰곰...) 기루에서 들었던 대화의 내용 말입니다...
폐하를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안호신:... .. 네, 그렇죠.

배 경수:이 도화국 내에서 일어나는 역모가 아니라... 제국에서 이쪽을 치는 걸까요. 생각보다 규모가 많이 커지는군요.

안호신:(조금 지끈거리는 눈치로 머릴 짚었다가) 그럴겁니다. 축제날까지 이것들을 숨기려 했으니... ...
마저 이동하실까요.

배 경수:(고갤 끄덕이고 집 9 쪽으로 향했다.)

외진 곳에 있는 아홉번째 집입니다.

문은 닫혀있습니다.

배 경수:(문을 열어젖힌다.)

문을 열자,

이 곳에는 온갖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려고 하면 대부분은 ...

말도 안 되는 사악한 주술이나 무언가를 불러내는 주문들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너무 많아서…,

제대로 읽어보려면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배 경수:(세심하게 살펴 보면 되지 않을까?)


:(그럼 묻지만말고 살펴봅시다!)

배 경수:(좋아,... 세심하게 살펴본다!)


:자료조사 롤!

배 경수:

기준치:
85/42/1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문 '타오르는 재앙의 현신'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주문 '타오르는 재앙의 현신'


:비용 이성 1D10 마력 1 이상 그리고 때때로 시전자의 목숨
타오르는 재앙이 이 세상에 현하시며 그 수하인 수많은 불꽃들을 함께 하늘에서부터 내리게 만드니, 원수를 지저에 처박고 불태워 그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생지옥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만한 주문이 없을 것이다.
맑은 밤하늘, 쌍어궁이 보이는 자리에 서서 불꽃을 들고 주문을 세 번 영창할 것. 주문을 영창하는 동안 불꽃을 든 손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모독적인 문양을 그려낼 것. 기원이 닿는다면 타오르는 재앙은 그 모습을 즉시 현하실 것이나, 그는 재앙이며 동시에 타오르고 있으므로 주문을 외는 이 그 자신마저도 불태울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둘 것.

저널창에 정보가 추가되었습니다.

배 경수:이게 무슨... ... (책을 든 손이 옅게 떨린다.)

안호신:... .... (가만 당신을 바라본다.)

더 찾아볼만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배 경수:재앙을 부르는 주문이라... 끔찍하군요. 이런 걸 쓰면 나라가 한순간에 불바다가 될 수밖에. (막는 방법은 쓰여져 있지 않은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집 12로 이동한다.)

안호신:... ...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뭔가 생각하는 듯 싶다가, 곧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따라 걸음을 옮긴다.)

열 두번째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어라, 여긴 문이 살짝 열려있군요.

이 곳은 제법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있습니다.

흔적이라고 해봤자 그나마...

창고를 면한 것 같이 보이는 정도지만요.

회의실로 썼던 용도일까요,

벽에는 어지럽게 글월들이 붙어 있고

탁자 위에는 지도들이 널려 있습니다.

증거가 될 터이니 전부 챙겨갈 수 있겠네요.

배 경수:(챙기기 전에 벽에 붙어 있는 글월들의 내용이라던가... 를 한 번 훑어 본다.)

[글월]

글월들은 전부 누군가 보내온 것입니다.

하긴, 이 쪽에서 보낸 것들을 여기에 붙여 놓지는 않았겠지요.

흘려 적어뒀지만...,

대략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대략적인 계획은 도화제 첫 날, 불꽃놀이가 일어나는 사이 도성 곳곳에 불을 놓고 그 사이 왕궁을 쳐 승기를 가져오는 것


2. 약 1년 전부터 준비된 계획이며, 계획 안에는 도화국의 관리 몇몇을 매수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음


3. 이재하는 매수된 관리 중 하나이며, 그 중 가장 열성적으로 계획에 임하고 있으니 포상을 바란다는 내용


4. 도화국의 왕은 죽여도 관계가 없으나, 안호신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도움이 될 터이니 살려서 데려올 것.

글월을 전부 확인하고 나면,

전혀 알지 못했던 음모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이성치 체크.

배 경수:

기준치:
39/19/7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1 감소합니다.

배 경수:허... (글월들의 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내리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날숨이 섞인 탄식을 내뱉는다.)

안호신:... ... (당신을 바라보다 탁자 위의 지도들로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

배 경수:(당신의 시선을 따라 지도들을 살펴 본다.)

[지도]

지도들은 대개가 도화국의 것입니다.

영월 제국의 국경에서 도성까지 닿을 수 있는 최단 거리들이 몇 개고 그려져 있네요.

회의에 회의를,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듯 지도는 지저분합니다.

안호신:... ... 챙겨가실 것이지요.

배 경수:네, 챙겨야죠.
(벽에 붙은 글월들을 모조리 떼어 챙긴다.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지도들도 함께.)

글월과 지도들을 챙겼습니다.

집이 세채정도 남았네요.

아! 두채군요. (계산을 잘못한 얼굴)

배 경수:(그럴수있다는얼굴)
집 11으로 가봅시다. 얼마 안 남았네요.

안호신:(집안을 한차례 훑었다가 걸음을 떼며 끄덕인다.) 네, 마저 확인하시죠.

가까이 있는 열한번째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기는 아예 대놓고 문이 열려있네요.

내부는 텅 비었습니다. 볼 것도 없겠어요.

배 경수:(허탕이군...) 더 볼 것도 없군요. 바로 마지막... 집 10만 둘러보고, 집 7에 다시 들려서 확인한 다음 돌아가면 되겠습니다.

안호신:(느리게 끄덕이며) 알겠습니다.

열번째 집의 앞으로 향하자, 살짝 열린 틈 사이로...

기름냄새가 납니다.

호신이 문을 열어보자, 너머로 가득한 기름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하 다른 곳과 동일합니다.

배 경수:(많기도 하군...)

안호신:(끄덕...) 다 돌아보셨군요.

배 경수:일단 한 번씩은 다 둘러본 것 같군요. 다른 곳으로 가 볼까요?
(말이헛나온눈)
7번 집으로 다시 한 번 가보죠.

안호신:(?)

(안호신 귀씻어줌)

안호신:ㅇ ㅏ. 네.

배 경수:(머쓱...)

일곱번째 집으로 향합니다.

아까 무기가 그득했던 무기고입니다.

안호신:... ... (한숨) 일의 주축이 누구인지는 아시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 경수:(끄덕........) 네.

안호신:아까 여기서 이걸 발견했습니다. (한켠에 놓인 장검 하나를 집어들어 당신께 보여드린다.)

긴 장검입니다.

확인해볼까요?

배 경수:(자세히 확인해본다.)

검에 새겨져있는 이름이 문득 눈에 들어옵니다.

…이 장검, 예부 상서의 것이었네요.

챙겨두면 물증이 될 지도 모릅니다.

배 경수:(할 줄 아는 것이라곤 머리 쓰는 것뿐인 문관 나부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것도 가지고 있었나.)(검을 챙긴다.)

안호신:(당신이 검을 챙긴 것을 보고는) 이만 돌아가실까요, 전부 돌아본 것 같습니다.

배 경수:(고개를 끄덕이고 몸의 방향을 왔던 곳으로 돌렸다.) 네. 돌아가죠.

이만 돌아가기로 합니다.

전부를 확인하고 돌아나오면

안호신은 이번에도 묵묵한 얼굴로

당신을 침전까지 데려다 줍니다.

서찰들과 지도, 장검을 한 구석에 잘 정리해 두는 당신의 뒤로

여상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아니, 어쩌면 조금쯤 젖어 있었던가요.

안호신:… 지금까지 이리 일이 잘 풀렸던 것은... 처음입니다.
어쩌면 이번이라면, 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끝이라고요?

불현듯 의구심이 차오릅니다.

그러고 보면 그는 ...

시간의 인과를 거슬러 오른 존재라고 했었지요.

세상이 그리 쉬이 원하는 것을 쥐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당신 역시 잘 아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에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라고,

그것은 당신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워 온 사실이니까요.

그저 주어진 인과에 순응하며

휩쓸려 사는 수많은 것들에게도 그러할진대,

감히 그 인과를 거스르고 오른 이가 치러야 할 대가란

무엇일까요?

...

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차마 묻지 못할 것이 입 안에, 목 끝까지 맴돌던 그때,

안호신:…… 내일 밤은 거사일이니... 분명 움직임을 보이겠지요.
내일 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다가 손을 양손으로 붙잡고) 주군, 부디... 그 때까지 무사하십시오.
... .... (당신과 시선을 가만 마주한다. 이어 눈매가 곧 둥글어졌을까,) ... 안호신과 함께 계십시오.
적어도 그는... 확실히 믿을 수 있으니.

손을 놓습니다.

제 할 말을 다 한 상대는

무어라 되물을 틈도 없이

훌쩍 창틀을 넘어 사라집니다.

묻지 못한 것이 여전히 마음에 남아,

복잡한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면

어느 새 등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안 호신:전하, 기침하셨습니까.

배 경수:.... .... .... (주먹을 꾹, 제 손바닥을 짓누르는 손톱 때문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세게 쥐었다가 풀었다. 손끝이 살짝 떨리고, 아릿한 통각이 남는다. ... .... .... 뭐가 어찌 되었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끝까지 어느 것도 놓지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 그것이, 당신이 내게 가르쳐준 것이니까. 당신이 원했던 것, 그 이상을 이뤄내 보이고 말 것이다. 여명이 서린 두 눈이 푸르게 빛났다.)

같은 목소리. 같은 어조. 같으며 다른 안호신이...

조심히 당신의 침전으로 들어왔다가,

당신을 보고 아연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 그러고보면 확실히 빈민가는 다소…도 아니고...

아주 먼지 투성이였죠.

그 곳을 밤 내내 거닐다 왔으니 ...

적어도 어딘가에 나갔다 왔다는 건...

확실하게 들켜 버린 모양입니다.

아니나다를까, 호신의 눈이 가늘어집니다.

안 호신:... ... ... 주군. (가만 당신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맞춘다.)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배 경수:....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어제 해가 떠있는 내내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알고 계시겠죠.

안 호신:... ... ... 내내 주무시고 계셨습니까?
(지끈이는 이마를 짚었다가) 늦은 시각에 돌아왔을때 이미 주무시고 계신 것은 봤습니다만... 설마 그 이전부터 계속 주무셨을줄이야...
매번 나갔다 오신겁니까? 제게도 말해주시지 않고 그 야밤에요?
어째 어제 오전부터 낮까지 내리 피곤해하시더니... ...

배 경수:(지끈....... 어떻게 잘 지어내서 둘러대긴 글렀나...) ...... ......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장 말하기엔 너무 길지만요.

안 호신:(제 가슴팍을 손으로 짚으며) 제게 말해주시지 못하실 정도의 이유입니까...?! 어째서요, 전하... ... 제가 늘 당신을 생각한다는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 (목소리에 서글픔이 녹아들어 처진다.)

배 경수:(눈을 질끈 내리감았다가 뜬다. 당신이 가슴팍을 짚은 손을 가져와 양손으로 꼭 잡는다.) 얼마 전부터 나라에 떠돌던 소문. 그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잡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확실하게요. 라고 하면 믿으실 겁니까. .

안 호신:... ...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 ... 혼자, 심야에... 그걸 찾으러 다니셨던겁니까...?! 호위도 없이... ...? (눈이 흔들리다가 곧 시선을 내리며) ...제게 이재하의 조사를 시키신 까닭도 그와 연관되는 것입니까?

배 경수:... .... 아시잖습니까. 웬만큼 심각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저도 제 한 몸쯤은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기엔 혼자가 편하기도 하고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어떻게든 거짓이 섞이게 되긴 하는군...)(목소리를 낮춘다. 그리고 뒤에 정리해 두었던 검을 가리킨다.) 그렇습니다. 그가 주모자였으니까요.

안 호신:... .... (가만 바라보다가 얕게 한숨 쉬곤) ... ... 그렇습니까... ... ...그래도 언질 한번 주시지 않고 다니실거라고는... ... ... (씁쓸한 얼굴이었다가) ... ...조사한 것들중에 몇가지 이상한 점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배 경수:... .... 그건...(말하고 가면 안 된다고 할 게 뻔하니까...) 죄송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워낙에 급해서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죠. (꼭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가 놓았다.) ... 이상한 점이요? 말씀해보십시오.

사과하는 당신을 바라보던 호신이 얕은 한숨을 쉬더니 입을 엽니다.

안 호신:도성의 바깥으로 나가면 바로 저잣거리와 이어지는 것은 전하께서도 알고계실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잣거리쪽에서 여러 말들이 오가더군요. 그중에 특히 신경쓰이던 것이... (한차례 고민하듯 손을 턱가에 댔다가) 기름 얘기였습니다.

배 경수:기름... ... (두 동공이 커진다. 아까 빈민촌에서 잔뜩 봤던 그것들 말이겠지.)

안 호신:장터에는 여러 가게들이 즐비해있기에, 당연하게도 명성이 자자한 기름가게도 있습니다만... 기름 값이 최근에 크게 올랐다더군요. 기름이 동이 날 정도로 어딘가에서 사재기를 하듯 사들였다고 합니다. 위치를 물으니 반촌의 사람이 아닐까, 하더군요. 아랫것을 부려서 시킨 듯 합니다.
보통... ... 이맘때에 기름이 잘 팔릴법합니다. 불꽃놀이에 있어서는 기름이 꼭 필요하니까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고) 하지만 그것 치고는 꽤나 많기도 했고... ... 그 노래와도 연관되어 있어 꽤 근심이 일어보였습니다.
민가에서 들었던 멸망에 관한 노랫말 말입니다. 화재와 붉은 어둠이 묘하게 연관되지 않습니까, 밤에... 삼킨다는 것도... ... (한숨을 한차례 내쉬었다.)
해서, 불꽃놀이에 대한 강행을 추진했던 이재하가 의심가실법 했습니다. 당신께서 이를 먼저 알아채신 것이 대단하시더군요.

그는 말을 잠시 쉬었다가, 이어서 입을 엽니다.

안 호신:음... ... 아무래도 조사를 하려면 낮에, 예부가 집을 비운 시간을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시선이 미치지 않을 때에, 저 혼자이기도 하고... 몰래 집 안에 숨어들어봤습니다만...... ... ... (흘긋, 당신의 눈치를 한번 살피더니)
의심 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깨끗하더군요.
꼭... ... 거처가 아니라 다른 곳에 숨긴 것 마냥...
그 기름을 다 어디둔건지... (고심하는 얼굴이었다.) 그걸로 불꽃놀이를 핑계로 궐에 불을 지르기라도 하면 큰일일겁니다.

배 경수:(당신이 했던 말들을 잠자코 듣는다. 이제야 모든 조각들이 맞춰지는군. 그야 그렇겠지. 그 다른 곳에 다녀온 거였으니까. 화재, 불꽃놀이, 기름, 다른 곳... ...)
기름들을 둔 곳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 곳에 다녀왔던 차였으니까요. 그 밖에... 역모와 관련된 다른 증거물들도 함께 찾아서요.

안 호신:아. (느리게 눈을 깜박이다가 짧게 한숨 쉬고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 안전히 돌아오셔서 다행이지만요. 그런 곳에 가실때는 제발 절 데리고 가십시오... 무슨 일이 날지 모르지 않습니까. (살짝 부루퉁한 얼굴로 보다가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배 경수:(그게... 당신이랑 같이 간 게 맞긴 맞는데 당신이 당신이 아니라서... .... ...... ... 이걸 설명하긴 관두고 그냥 죄인이 되기로 하자.) .... .... 알겠습니다. 일단은 멀쩡히 돌아왔으니 더 중요한 얘기들부터 하죠. (애써 웃어보였을까.)
그러니까.... 축제의 불꽃놀이가 열리는 내일 밤. 저 기름들을 모두 어떻게든 하지 않는다면 온 도성이 불바다가 될 겁니다. 기름들은 빈민촌에도 한가득 모여 있었지만, 그 사이사이 기름통이 빠져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아마 빠진 것들은 가장 먼저 불을 지를 다른 곳들에 옮겨 뒀을 지도 모르죠. 예를 들면, 이 나라의 우두머리가 있는... 이 궁궐이라던가. (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안 호신:전하, 축제는 당장 오늘입니다. 벌써 동이 텄으니까요. (창 밖을 봤다가 빈민촌 얘기에) ... ... .... 차림이 너저분하신 이유가... ... (한숨을 푹 쉬더니 이마를 짚고) 궐 안에 있을 기름통들은 제가 병사들을 시켜 찾아두라고 전하겠습니다. 인력을 빠르게 움직여야겠군요, 밤이 오기전에 말입니다. 궐안에 화재가 일기 시작하면 혼란은 빠르게 퍼질테니... ... ...
(말하다가 뭔가 걸렸는지) 아, 그러고보니 이상한게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배 경수:(아, 벌써 동이 튼 걸 생각하면 오늘이군.... ..... 미간짚음.....) 말씀해보십시오.

안 호신:그것이... ... ... 예부의 집에서 귀환하던 중에, 수마리의 새들이 날아들더군요. 그의 자택으로 말입니다. (곰....) 그중에 한마리의 발목에...
대나무 통이 묶여있었습니다.
생김새를보아 전시에서나 쓰일 전서구인듯 싶었습니다만... ... 그게 왜 도화국 창천을 날고 있었을까요. 그것도 예부의 집 상공을 말입니다.

배 경수:그것도.... ..... (잠깐 천장 올려다봤다가...) 빈민촌에서 발견했습니다. 발목에 통신관이 묶여 있는 맹금류의 전서구들이 여럿 새장에 갇혀 있는 집을요. ... ... 아예 이 나라 바깥, 제국이 연관된 거대한 규모의 역모인 것 같더군요. 그 중심 주모자는... 매수된 관리인 예부상서 이재하인 모양이고요.

안 호신:(......................................)
전하........................................
하... .... ... .... .... ..... ............ 알겠습니다...

배 경수:(눈피함....................................................) 위험을 무릅쓰고 나갔다 오지 않았다면 아마 타죽었을 겁니다.............

안 호신:............................................................... 그러니까 왜 혼자............!! (울컥)

배 경수:(혼자가 아니었는데............. 당신이랑 나갔다왔습니다............... 당신인데............ 당신은 아니지만................. 하.;,............................)

안 호신:(이마짚음.............................) ........................ .......... ............ .......................

배 경수:(억울해죽겠지만 일단 포커페이스 유지한다...............)

안 호신:하.... .... ..... ..... 우선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빈민촌을.... 그시각에... 혼자.... 찾아가셔서................. 물증을 물어오셨다.......... 이거군요...... 저는 내팽겨치고 저 몰래 말입니다..............

배 경수:(진짜 진짜 진짜 억울해 죽겠다....................................................................................)

안 호신:............................................. 그렇게 못미더웠답니까........? (서러운얼굴)

배 경수:(마른세수하고...........................) 아니, 그게 아니고............(하...........)
아시잖습니까... 제가 당신을 못미더워하는 순간은 없습니다.
정말... 설명하기 길고 복잡한 사정이 있으니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도 좀 믿어주시죠....................... 당신에 대한 제 신뢰를요..............................

안 호신:........... .. ..... ............. 예............ 생각이 있으셨으니 그러셨겠죠........ 다른 분도 아니고 무려 당신께서 그러신 것이니 말입니다....... ........ .........알겠습니다.... .... (한차례 한숨 쉬고 끄덕인다.)
이재하가 역적이라면 처리하는 것이 옳습니다. 물증도 있으시니... ... 충분히 가능 하실 겁니다. 발뺌도 하지 못하겠죠, 그중에 그를 정확히 지칭하는 것이 있다면 더욱이 말입니다. (당신의 뒤편에 있는 것들을 눈으로 훑는다.)

배 경수:네. 확실한 물증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온 도성에 기름을 붓고, 괴상한 주문으로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고, 제국에서 내 나라를 치기로 계획한 내용의 글월들부터 지도, 그의 검까지 전부요. 기름은 싹 치워 없애고, 역적은 이재하 뿐만 아니라 연관된 이들을 모조리 찾아내 숙청시키고, 도성에는 경비를 배치해야겠죠. (뒤편에서 글월이 적힌 종이 몇 장과 그의 검을 가져와 들어보였다.)

안 호신:(검자루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고, 글월을 눈으로 읽더니 한숨을 쉬었다가 끄덕인다.) 네, 그편이 안전합니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하기 위해서는 더욱이요. ... ... 꽤 오래전부터 꾸며왔군요, 1년 전이라... ... 용케 찾아내셨습니다. 아직 바로잡을 시간은 있습니다. 당신께서라면 충분히 해내실테고요.

그리 말하는 호신이 당신과 눈을 마주합니다.

선연히 빛나는 옥색 눈동자와, 그와 상응하는 금안이 빛이들어 반짝입니다.

창 밖의 해가,

중천을 향해갑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이야기가 끝나고,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에는...

새파란 창천 한가운데에 해가 박혀있습니다.

축제가 시작되었는지 바깥 역시 온통 분주하고 떠들썩하네요.

그리고 도화국이 하늘에서 내려올,

불꽃들로 인해 멸망하기까지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시각이고요.

아무튼, 어쩌겠어요.

축제는 시작되었고 운명의 시각은 점차 다가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나라를 다스리는 유일한 군주이고요.

...

자,


도화국의 왕이시여. 무엇을 할까요?

배 경수:(... .... 나라를 멸하게 하는 그 재앙의 주문. 그 주문을 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시전자... 아마도 이재하. 그부터 제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급한대로 목부터 치고 나중에 증거를 들이밀어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상황이 되기야 할 것이다.)

어느새 안호신이 당신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입니다.

안 호신:전하, 명을 내리십시오.

배 경수:(느리게 숨을 내뱉었다. 주먹을 한 번 꾹 쥐었다가 도로 푼다. 그리고 제 앞에 무릎 꿇은 자를 향해 단호한 목소리를 낸다.)

감히 내 나라를 칠 역모를 꾸민 역적 이재하와, 그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자들을 모조리 찾아내 숙청할 것을 네게 명하노라.

안 호신:(고개를 들어 올곧게 당신을 바라보는 두 눈이 햇빛을 받아 선명하게 빛난다.)
저, 안호신은 전하의 충직한 검.
전하

호신이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배 경수:.... .... 한 가지 더.
안호신, 나의 충직한 검이여.
죽지 마라.
그림

안 호신:... ... (일어서 당신을 바라보는 두 눈이 결의에 찼을까. 곧 호선을 그린다.)
걱정마십시오, 전하.

말을 마친 호신이 곧장 빠져나갑니다.

이재하와 그 역적무리를 잡아들여 숙청할 것.

명을 내린지 얼마 되지않아,

궐 내부가 소란스러워지는 것이 들려옵니다.

비명과 같은 외마디가 들렸을까요.

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왕의 복장으로 환복하고,

궁의 가장 높은곳, 모든 정사가 이루어지는 곳.

정전으로 향합니다.

도착할 즈음이면, 분명...

호신이 역적 머리를 대령하겠지요.

...

정전에 도착했습니다.

수십의 관리들이 몰려들어와있고,

당신이 그 중심, 옥좌에 올라 앉기 무섭게

쿠당탕!!

묵직한 소리와 함께 문 밖에서 관리하나가 바닥으로 내팽겨쳐집니다.

뒤이어 문 밖에서 들어오는, 피칠갑이 된 호신의 모습도 눈에 보입니다.

아,

바닥에 내쳐진 것의 꼬라지를 보아하니...

이재하인가봅니다.

호신이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고, 이어 한차례 숙입니다.

관리들의 웅성임이 잦아듭니다.

안 호신:역적, 이재하가 전하께 아뢸 것이 있다며 입을 열지 않기에 이리 데려왔습니다.

배 경수:허어... (이재하의 얼굴을 보자 표정이 싸하게 식었다가 이내 비웃는 듯 입꼬리를 살짝 씰룩였을까.) 어디 말해 보라 하거라.

피에 흠뻑 젖은 얼굴의 호신이,

싸늘한 눈초리로 이재하를 내려다봅니다.

들고있는 시퍼런 은장도가 피에 젖어 붉게 빛납니다.

이재하가 다급하게 입을 엽니다.


이 재하:전하, ... 소신은 억울하옵니다. 갑작스럽게 이 무슨 소리입니까, 물증도 없이... 곧 도화제의 연설이 코앞인데 궐내를 피바다로 만드시렵니까!!!

배 경수:물증도 없이? 뻔뻔하기 짝이 없군. (실소를 흘렸다.)

안 호신:(듣고있던 얼굴이 매섭게 구겨진다. 검자루를 쥔다.)

배 경수:물증이 없었으면 궐내가 피바다가 아니라 불바다였겠지. 그렇지 않나? (이재하를 본다.) 역모를 꾸민 일당을 전부 네 입으로 불고 제국에 일러라. 이 당치도 않는 계획이 실패했다고! 지금 당장, 이 곳에서. 그렇지 않으면... (이재하의 검을 꺼내 들어보인다.) 내가 이 검으로 직접 숙청하지.

이재하가 크게 놀라 뒷걸음 칩니다.


이 재하:그, 그걸 어떻게... .... ... ... .... (검을 보더니 표정이 그대로 일그러져, 곧 실소를 터트린다.)
아하하하!! 전하..., 이리 안일하십니까... ... 실패라고요... 궐 내의 저희만이 이 일에 가담한줄 아십니까, 어리고 영특하여 성군이면 무엇합니까, 이 나라의 평화에 여태 안이하게 지내, 오늘에서야 이를 다 알아챈주제에 말입니다....

"저를 죽인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닙니다."

배 경수:(가만히 내려다보다가) 할 말은 그게 끝인가?

이재하가 비소를 짓습니다.


이 재하:예, 영월 제국의 것을 알아낸 이상... .... 당신께 더 말할건 없습니다. 전하. 어디 마음 편히, 해보시지요.

배 경수:(짧은 한숨을 내쉬고) 지옥에서 지켜보고 있거라. 결국 승리를 손에 거머쥐는 자가 누구인지. (검을 뽑아들고 옥좌에서 내려와 이재하의 앞에 선다.)

이재하의 앞에 섰습니다.

당신이 든 은장도가 시퍼런 날을 빛냅니다.

모든 시선이 당신에게 집중됩니다.

전하, 이제 어찌할까요.

검은 당신께 쥐어져있습니다.

배 경수:(이재하를 잠깐 말없이 내려다본다. 뭐, 더 할 말은 없겠지. 곁에 있는 안호신에게 조금 물러나라는 눈짓을 하고 검을 쥔 손을 들어 올린다.)

안 호신:(당신의 눈짓을 확인하고는 살짝 숙인채, 두어걸음 물러난다.)


이 재하:기대가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당신께서 그것을 감히 막으실 수 있을지 말입니다!!

배 경수:(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이재하가 외치는 소리가 모두 흩어지고 난 뒤 고요함만이 남은 정전에서 검날이 공기에 빠르게 부딪치는 마찰음이 쐐액, 하고 울려퍼진다. 이윽고 날붙이가 살갗을, 근육을, 뼈를 모두 파고들어 관통하는 괴기한 소리가 단말마처럼 정전 안의 모든 사람들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며, 역적의 목이 바닥에 떨어진다.)

퉁,

데구르르...

역적의 목이 달아났습니다.

피가 분수처럼 터져나오다가,

목을 잃은 몸이 뒤틀리는듯 싶더니 그대로

쿵.

쓰러집니다.

정전에 소리없는 비명이 퍼지는 듯 싶습니다.

호신이 느리게 고개를 듭니다.

그리고, 소름끼치는 그 정적안에서 태연히 입을 엽니다.

안 호신:전하.
예부에서 이런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서찰과 같은 것을 품에서 꺼내든다.)

배 경수:...? 보여주십시오.

잘박거리는 핏물을 밟는 소리가 한차례 들렸을까요.

호신이 곧 당신의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찰을 내밉니다.

확인해볼까요?

배 경수:(서찰을 받아 들고 내용을 확인한다.)

서찰을 확인해봅니다.

이건...

주문입니다.

빈민촌에서 봤던 것과 비슷하나 다른.

주문 타오르는 재앙의 귀향 을 습득합니다.


주문: 타오르는 재앙의 귀향

최소 비용 마력 8이상


:이미 세상에 모습을 보인 재앙을 돌려보내는 것은 그다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나 세상에는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존재하기에, 충분한 시간과 힘을 들이고 마음을 담아 주문을 읊으면 분명 세상에 드러났던 재앙과 그 수하들은 그 전부를 감출 것이다.
본 주문은 읽히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습득시킬 수 있다. 습득한 이는 마력을 보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만일 진실로 재앙이 현현한다면 한 두 사람만으로는 절대 그를 돌려보낼 수 없다. 많은 이의 마력이 모일 수록 그는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저널창에 주문: 타오르는 재앙의 귀향 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어 호신이 입을 엽니다.

안 호신:빈민촌에서 발견하신 것을 근거로, 빈민촌을 봉쇄하고 병사들을 보내두었습니다. 빈민촌에 있을 것들은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도성 내, 여러곳에 흩어진 기름 통 역시 전부 수거하여 궐과 먼 곳으로 보내두라 명했으니, 이 역시도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배 경수:(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더니 서찰을 들어 보인다.) 지금 당장 최대한 많은 관리를 동원해 이 주문을 필사해서 도성 곳곳에 방을 붙이게 하십시오. 민가, 저잣거리, 반촌, 빨래터까지... 사람 눈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도성 안의 모든 백성들이 볼 수 있도록.

안 호신:(당신의 말에 당신을 바라보다, 고갤 한차례 끄덕인다.) ... 현명하십니다. 그리하라 이르겠습니다.

이곳에 모인 모든 관리가 서찰을 확인합니다.

당신과 호신의 말에, 궐 내가 바삐움직입니다.

해는 어느새 서서히 하늘을 가로질러 넘어가고있습니다.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배 경수:마지막으로... 병사를 풀어 영월 제국에서 도화국으로 침입하는 자는 단 하나도 살려 두게 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들어올 길은 정해져 있습니다. (침전에서 챙겨 온 지도를 호신에게 건넸다.)

안 호신:(지도를 받아들어 확인하더니,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길목을 봉쇄하고, 영월의 군사를 막게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하. 저희 군의 실력은, 제가 장담합니다. 당신을 위한 군이니.

배 경수:(호신의 말을 듣고 작게 끄덕였다.) 아, 그리고... (주변을 다시 한 번 둘러본다.) 이쯤 되면 알고들 있겠지. 오늘 도화제의 불꽃놀이는... 없습니다.

모든 관리들이 끄덕입니다.

"전하의 명을 받잡겠습니다."

이어 모든 관리들이 몸을 숙입니다.

아,

당신이 이 나라의 군주입니다.

당신의 나라가 멸하는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더 하고싶은 것이 있나요? 전하.

배 경수:(모든 준비가 끝났다. 더 할 것은 특별히 없다.)

이어 진행합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하늘을 바라봅니다.

어느 새 노을이 뉘엿하게 지고,

지평선 쪽으로는 별이 떠올라 있습니다.

곧 쌍어궁이 떠오르겠지요.

당신께선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했지만…

그게 완전하게 이 모든 일들을 막은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압니다.

예부 상서는 어디까지나

이 모든 일들을 저지른 이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요.

관리들을 잡아들였다 한들,

여전히 영월 제국에서 온 이들은 남아 숨어 있을테고,

분명 계획을 실행하려 들 것입니다.

그 계획이란 것이 어디에서 실행될 지도 모르는걸요.

... ...

그렇지만 걱정스럽게 하늘을 바라보다가도,

당신은 우선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합니다.

지금 걱정한다고 해서 될 일이었다면 진즉 되었겠지요.

본래, 불꽃놀이가 이루어지기 전 하는 연설은

군주의 의례와도 같은 것입니다.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저잣거리에서 백성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걸요.

안호신과 다른 이들의 호위를 받아 저잣거리로 향합니다.

연단 위로 올라서면 모두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아요.

무어라 말을 하려 입을 여는데,

군중 속에 섞여 있는 샛노란,

하나뿐인 시선과 눈이 마주칩니다.

안호신:... ...

입술이 벌어집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소리내어 말하는 것만 같이

당신에게 소리 없는 말들이 전해집니다.


'바로 지금, 하늘 위.'

입모양과 함께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반짝.

쌍어궁이 떠올라 있습니다.

그 옆에서 무언가… 반짝였던가요.

몇 번쯤 눈을 깜박이면

그것은 어쩐지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니, 확실하게 가까워지고 있어요.

애시당초 별조차도 아닙니다.

별은 저렇게 밝게 타오르지 않는걸요.

저건…,

불꽃입니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복사꽃 송이송이 붉은 어둠 물들어,


만발한 이 땅에 별꽃 가득 내렸다네


깊고 어두운 밤 커다랗게 입을 벌려,


피어나는 모든 것을 삼키고 말았다네

진정 그 말대로,

모든 것을 집어삼킬 불꽃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쾅!!


:배경수, 10D100

배 경수:rolling 10d100

(
41

+
52

+
53

+
40

+
99

+
75

+
82

+
4

+
39

+
17

)


=502

하나, 둘, 셋....

도대체 이게 몇 개야?

어림잡아도 502개는 될 것 같네요.

순식간에 도성 안은

비명소리와 울음소리로 아수라장이 됩니다.

충격적인 상황에 이성치 체크.

배 경수:

기준치:
38/19/7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1d6

배 경수:rolling 1d6

(
1

)


=1

이성치 1 감소합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당신 옆에서

안호신 역시 아연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볼 뿐입니다.

지나친 충격이 닥쳐들면 오히려 반응이 늦어진다던가요.

그런 두 사람 사이로 누군가가 훌쩍 뛰어듭니다.

또 다른, 안호신입니다.

안호신:...전하, 정신차리십시오.
도성 곳곳에 방을 붙이신 것은 잘 하셨습니다. ... 현명하셨습니다.

이어 그는, 그는 당신과 안호신에게 눈짓합니다.

그 눈짓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커다란 불꽃이 ...

복숭아 언덕을 향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안호신:이쪽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 말하며 연단에서 가볍게 뛰어내린 안호신이

이내 곧장 눈짓한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그 발걸음에는 망설임이라곤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갈까요?

배 경수:(내 옆에 서 있는 안호신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하고 앞에 뛰어가는 그를 따라간다.)

안 호신:(저자가 왜, 생각 하던 것을 관두고 곧장 당신의 눈짓에 바로 걸음을 옮긴다.)

그를 따라가면서도, 문득 아연해집니다.

그는,

이런 광경을 도대체 몇 번이나 보아온 걸까요?

...


도화국 왕궁 후원.

그의 발걸음을 따라 도착한 후원은 이미 아수라장입니다.

가뭄이 들어 바짝 말랐던 탓에

더욱 잘 타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이대로라면 전부가 타 버리는 것도 금방이겠지요.

불꽃은 기이하리만큼 커다랗고,

어쩌면 감당할 수 없을 것도 같습니다.

기괴한 불꽃덩어리를 마주한 배경수,

산치체크.

배 경수:

기준치:
37/18/7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1d3

배 경수:rolling 1d3

(
3

)


=3

3만큼 감소합니다.

일렁이는 불꽃덩어리가 당신의 두 눈에 비칩니다.


:관찰판정.

배 경수:

기준치:
75/37/15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불꽃 안에서 발버둥치는 사람의 인영이 몇 개 보입니다.


:desc 아,

아,

설마 저것은…

문득 주문에 적혀 있던 마지막 말들이 떠오릅니다.


주문을 외우는 사람마저 불타버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고기가 타는 냄새가 매캐하게 납니다.

안 호신:전하, 이건... ... ... (당신의 곁에 서 눈 앞의 형상을 마주하는 눈이 흔들린다.)

안호신:... ... 아까도 말했으나... 전하께서 방을 붙이셨더군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문을 봤을겁니다.

어떻게할건가요?

배 경수:(사람들이 모두 이 불꽃 덩어리가 있는 이곳으로 모여야만 주문의 효과가 발동하는가? 조금 멀리 있어도 주문을 외기만 한다면 영향을 줄 수 있는가?)

고민하던 찰나,

"전하!!"

뒤에서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급히 들립니다.

아, 당신의 사람들입니다.

이 국가의,

도화국의,

당신의 판단과 바람이 그들에게도 닿았던 걸까요.

당신을 호위하던 병사들만이 아니라,

백성들 수십이 당신의 뒤를 쫓아 따라왔습니다.

눈 앞의 불길은 거세고,

사나울 정도로 뜨거우나,

당신 등 뒤의 사람들에게서는 ...

부드러운 온기가 느껴집니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배 경수:(주먹을 꽉 쥔다. 뒤를 돌아 내 백성들을 향해 한 번 온화하게 미소지어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표정은 단단한 결의로 가득차고, 장엄한 목소리로 외친다.) 저 거대한 불꽃을 향해 방으로 붙여 두었던 주문을 외거라, 그대들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도화국에서, 저 부정한 것을 몰아낼 것을 명하노라!!!

당신의 명에 두 사람의 안호신이

그리고 당신의 백성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주문을 시전할까요?

시전은 주문의 원본을 가지고 있는 당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배 경수:(주문을 시전한다.)

배 경수 [주문 타오르는 재앙의 귀향] 시전.

시전자의 마력 -8.

당신이 눈 앞의 것을 향해 주문을 외기 시작함과 동시에,

뒤이어 모든 사람들이 주문을 영창합니다.

전체마력 체크합니다.

1D100+20 굴려주세요.

배 경수:rolling 1d100+20

(
72

)
+20


=92

마력수치 92.

주문이 절정으로 다가갈 수록

수십의 기가 모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느껴지는 것에 눈을 질끈,

...

...

...

...

아.

얼마나 주문을 외웠을까요?

문득 당신은...

주변의 온도가 한결 낮아진 것을 감각합니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면

거짓말처럼 불꽃들이 사라져 있어요.

....

...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털썩.

아?

안호신이 주저앉습니다.

그래요, 매일 밤...

이 사흘간 당신을 도와왔던...

안호신:... ...아... ...

하나밖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눈에서는

눈물이 그칠 줄을 모르고 흘러내립니다.

그 얼굴은 어떤 환희에 차 있는 것도 같고,

달리 보자면 어떤 탈력감에 가까운 것도 같아요.

당신께서,

아니 이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어떤 감각들이

그를 뒤흔들어 놓는 것만 같습니다.

… 그야 그는,

단 한 번도 그 모든 것들을 제대로...

내보일 수 없었을테니까요.

... ...

그 얼굴을 보고 있자면, 글쎄요.

당신조차도 형용할 수 없는 어느 감각이 ...

당신 자신을 흔들어 놓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참으로…

...

"재미있구나."

라고,

당신 뒤에 서 있던 누군가가 웃었습니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입니다.

배 경수:(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도 모르겠는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를 그저 가만히, 아니, 어쩌면 조금 떨리는 다리로 선 채 바라보다가 들려 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을까.) ...?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면,

검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아름다운 남자 하나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선연하게 웃는 그 얼굴은 마치....

이 세계의 것 같지가 않습니다.

꽃같은 얼굴을 하고서 남자는

한들한들 걸음을 옮겨 이내...

주저앉은 안호신의 앞에 섭니다.


???:아~... 정말로, 그리 악에 바친 얼굴을 하고 있더니만…,
실로 그 재앙을 치워버릴 수 있을 줄은 몰랐지.
아슬아슬했어, 아슬아슬했지만…
역시 너희들은 절박할 수록 퍽 즐거운 것들을 내게 보여주는구나.

상냥하기까지 한 어조로 이야기하며,

남자는 눈물이며 화상자욱으로 엉망이 된,

안호신의 뺨을 쓸어줍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까지 상냥하지는 않습니다.


??? :그렇지만, 이제는 약조를 지킬 시간이지?

그 말에, 안호신은... ... 그저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안호신:... ... ...그렇죠, ... ...전부 끝냈으니 말입니다... (체념한듯, 허탈한 어조가 허공을 가른다. 그 목소리는 내리 가라앉아 있어, 기쁨인지 슬픔인지, 수십의 감정을 삼키고.)

배 경수:..... ..... (말없이 그의 앞으로 다가가 몸을 낮추고, 안호신과 시선을 마주한다. 그리고는... 웃었을 것이다.)
... 돌아가셔야 할 곳이, 있는 모양이죠.

안호신:... ... ... (가만 시선을 굴려 바라본다.) ... ...돌아가야 할 곳이요... ... (제가 돌아갈 곳은... ... 뒷말은 차마 말하지 못하고 삼킨다. 당신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표정이 비탄함에 잠기었던가, 그대로 쓴 웃음을 짓는다.) ... ... 아뇨, 더는... 없습니다.

배 경수:.... .... (돌아오는 대답을 들었을까. 알고서 물었던 건데. 모를 리가 없었지.) ... ...이제 쉬러 가시는 것이 아니었답니까. 그곳도 돌아갈 곳이 아닙니까. (쓴 웃음을 짓는 당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은 직감이 알려주었다. 당신의 두 손을 고이 모아서 소중하게 꼭 쥐고는 다시 한 번, 조금 더 선명하게. 아마 당신이 그 모습이 되기도 전, 내가 당신에게 지어보여 줬을 그 어떤 미소보다도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의 말에 흑발의 남자는 그저 웃습니다.

안호신:... ... (당신의 대답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쉬러요, 내 안식은 당신인데 그곳이 어떻게 내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겁니까. 당신도 존재하지 않는 그 심연속에서 내가 오로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안위인데, 그 곁에 내가 함께 할 수 없다는게 더욱 서글퍼서, 그래서, 당신이 날 붙잡아주지 않을거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아서, 당신은 지금 당신 곁을 지킬 '나'와 함께 해야하니까. 그게 맞는거니까, 그게... 그게 맞는 것이니까.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에게 온 충정을 다 바쳤으니까. 근데 왜이렇게 마음이 찢어져내리는 것 같지, 당신이 아무것도 않고 나를 포기하려는 것만 같은게, 꼭 당신답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너무나도 서글퍼져서... ... 서러움에 조용히 눈물만이 흘러나온다.) 당신은.... ...
... ...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당신에게서 손을 빼낸다.) ... ... ... ... 네..., ... .... 안녕히 계십시오, 전하.
마지막

"... ...성군이 되십시오."

그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배 경수:.... ..... (서러운 듯한 표정을 본다. 당신의 말을 듣는다.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한참 고민했었다. 내가 당신을 잡아야 할까, 그렇지 않아야 할까. 하지만... 그것은 내 침전에 처음 찾아와 부복한 당신을 보았을 때부터, 당신에게서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었을 때부터 눈치챈 바였다. 기대하고 싶지 않았다. 당신이 나와 함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아마 지금쯤... 찢어지게 아파했을 것이니까. 주변에 누가 있던간에 바닥에 엎어져 오열했을 지도 모른다. 당신의 손을 잡고 가지 말라며 엉엉 울었을 지도 모르지. 내 아픔도 아픔이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당신의 표정을 감히 상상할 수가 없어서. 당신이 단 한 줌의 후회라도 느낄까 두려워서,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모습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기억될 모습은 웃는 모습이었으면 해서. 그래서. 그래서 그랬던 건데, 그럼에도... 짓누르는 듯한 흉통이 느껴진다. 가슴 속에 무언가가 응어리져 아릿한 통증을 느낀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윽고 눈가에 수분을 머금는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억겁의 시간동안 이 재앙과 맞닥뜨려 왔는가. 얼마나 많은 시도에서 실패했는가. 그 시간의 끝이, 이렇게... 참혹해야만 하는가. 당신은 안호신이다. 내 옆에 멀쩡히 서있는 그와 같은 사람이 아닌가. 내게 온 평생을 다 바쳐 충성한, 그리고 나를 사랑한...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그 사람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이란 것은... ... 눈을 감았다가 뜬다. 손을 빼내고 일어선 당신을 마주한다.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 ... 잘 가요.

그림

...

... 당신은 그랬습니다.

설령, 설령... 눈 앞의 그를 살릴 수 있다고 한들.

당신이 이 선택을 번복 할 수 있을까요.

검은 머리칼의 사내가 짧게 한마디를 뱉습니다.

"설령 기회가 왔다 한들, 너는 아마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구나."

"그를 살리려면, 상응할 같은 대가를 준비해야했을 거니까."

같은 대가.

아.

눈 앞의 충신에 상응할 대가는...

당신 곁을 지켜온 충신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스쳤을까요.

당신은 분명,

사람에는 사람.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겁니다.

옆에 서있는 이를,

도저히 저버릴 수 없는걸요.

옆에 서 있는 이를 도저히 저버릴 수 없습니다.

당신과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이가

바로 그가 아니던가요.

저기 간신히 서 있는 그가 짊어졌을 무게가 ...

지극히 무거웠을 것임을 압니다.

이 나라를 위해,

당신을 위해….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해

선뜻 손을 뻗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그가 바쳐온 헌신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임을 잘 압니다.

그 아연함에 눈을 내리감았을까요.

문득,

당신의 손이, 감싸져 마주잡힙니다.

당신께서 아주 잘 아는 손은 단단하고 따스합니다.

그리 손 잡은 채로 문득 시선이 마주칩니다.

기나긴 시간에 난도질당해,

셀 수 없이 상처가 남은 그와요.

한쪽만이 남은 안호신의 눈은

여전히 물기가 어린채,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눈은 그저

이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혹은 이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

당신을 지극히 아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천천히 입술이 벌어집니다.

안호신:... ... 주군.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한차례 달싹였다가 가까스로 웃었다.)

"... 건강하십시오."

아,

이제는 이별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지요,

맞잡은 손을 단단히 쥐었습니다.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해야만 한다면 ...

당신은 그를 보낼겁니다.

옆에선 이는,

온전히 당신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던가요.

그러므로…,

당신 없는 수많은 시간을 견뎌낸 그를 바라봅니다.

이제는 당신 없는 영원마저도

그 어깨 위에 얹혀들 테지요.

그 무엇으로도 그를 위로하고 감싸안을 수 없습니다.

이는 더 이상 당신께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용서하라고 했던가요, 용서하지 말라 했던가요.

그러나 어느 쪽이건 안호신은 당신을…,

...

다음 순간,

아름다운 남자가 선연하게 웃습니다.

그것이 네 선택이겠지.

그 말과 함께 안호신의 발끝이...

느릿하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꼭 잔상이라도 되는 것 같아요.

발 아래서부터 조각조각 흩어지는 그 모양은,

꼭 꽃잎과도 같습니다.

이내 붉은 바람이 안호신을 휘어감습니다.

무릎을 먹어치우고

이내 가슴까지 올라가,

마지막 순간 보이는 것은...

오로지 당신을 곧게 응시하는,

하나의 금빛 시선이었다가…

그마저도 흩날려 사라집니다.

분명 각오하고 있었는데도

그 광경은,

당신 가슴 어느 한 켠을 베어내는 것만 같아요.

이성치 체크.

배 경수:

기준치:
34/17/6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1D3

배 경수:rolling 1d3

(
1

)


=1

가슴 한켠이 아립니다.

이성치 1 감소.

...

이제는 이 곳에 둘만 남았습니다.

단단히 손을 맞잡은 그와 당신께서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만 같아요.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지 않듯,

알기 전과 알고난 후는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안 호신:... ...

시선 끝에 닿은 것은 죄책감일까요,

죄악감일까요.

혹은 그 무엇도 아닌 다른 어느 감각일까요.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문득 고개를 들어올리면,

아.

어느 사이였을까요.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붉은 꽃잎입니다.

그토록 피어나지 않던 복사꽃들이,

만개한 채로 새벽 바람에 흔들립니다.

툭,

투둑.

보세요, 비가 내리고 있어요.

선연하고 투명한 빗방울이 꽃잎 위로 부서져 내리고

서서히 밝아지는 하늘 아래로 온 세상이 드러납니다.

복사꽃이 피었어요.

아무 일 없는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이것으로 이 나라의 안온은...

영원이 되겠지요.

두 사람을 감싸안듯 여우비가 내리고 빛이 쏟아져요.

어쩐지,

눈가가 젖어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배 경수:..... ..... ....... (아무 말이 없었다. 이윽고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졌을 것이었다. 빗물에 섞여 내린다. 복사꽃과 함께 흩날린다. 모든 것이 씻겨져 내리고 난 후, 더 마음에 담을 수 있는 것은... ...)

... ...이것은

모든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이 사라지고 남은,

아침의 이야기.


Ending 2. 桃花永泓


복사꽃 피어나는 영원이 지극히 깊어

안 호신, 배 경수 생환

이성보상 + 1D5

추가,

세상에서 사라진 단 한 사람에 대한 죄책감

...

기나긴 순간을 되돌아,

안호신은 요그 소토스의 만족스러운 먹을 거리가 되었을까요?


___________________ END.